김진오의 毛나리자(모발 나려면 이것부터 알자)
탈모는 오랫동안 머리에서만 벌어지는 문제처럼 취급되어 왔다. 탈모가 있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탈모약을 떠올리고, 시술을 고민하고, 마지막에는 모발이식을 상상한다. 보통 이 수순을 밟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진료를 오래 하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탈모가 심하게 진행된 남성일수록 두피만의 문제로 설명되지 않는 요소들이 함께 나타난다.
체중이 높거나, 하루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거나, 햇빛을 거의 보지 않는 생활이 이어진 경우가 많다. 혈액검사를 펼쳐 보면 상당수에서 비타민 D가 낮다. 이 요소들이 우연처럼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패턴으로 묶여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의문이 생긴다. 탈모가 심해진 사람의 몸은, 머리카락이 빠지기 훨씬 전부터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비타민 D는 오랫동안 뼈 건강을 위한 영양소로만 이해되어 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 역할이 훨씬 넓다. 면역을 조절하고, 염증을 완충하며, 세포의 분화와 재생에 관여하는 호르몬에 가깝다. 모낭에도 비타민 D 수용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물질은 단순한 보조 영양제가 아니라 모발 생리의 조절 인자로 다시 해석되고 있다.
여기서 분명히 짚어야 할 지점이 있다. 비타민 D가 낮다고 해서 곧바로 머리가 빠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핍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모낭의 회복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줄기세포의 반응이 둔해지고, 두피의 미세 염증이 누적되며, 안드로겐에 취약한 모낭이 더 빨리 가늘어질 수 있다.
결국 비타민 D는 탈모의 직접 원인이라기보다는, 탈모가 진행되는 환경을 결정짓는 요인에 가깝다. 토양이 척박하면 어떤 씨앗도 제대로 자라기 어렵듯, 비타민 D 결핍은 모낭이 버티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 실제로 최근 연구에서 중등도 이상 남성형 탈모군의 비타민 D 수치가 경증군보다 더 낮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비타민 D 보충은 발모 치료가 아니다.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 미녹시딜을 대신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 치료들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기본 환경을 정비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심한 남성 탈모를 볼 때, 두피 사진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혈중 25-OH 비타민 D가 20 ng/mL 미만이라면, 이는 단순 수치 이상이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신호로 읽을 필요가 있다. 이때 보충은 발모약이 아니라 몸의 토양을 복구하는 과정이다.
대개 하루 1000~2000 IU로 시작하고, 심한 결핍에서는 일정 기간 더 높은 용량을 사용한다. 목표는 대략 30~40 ng/mL 선이다. 그러나 무작정 채워서는 안 된다. 신장질환, 고칼슘혈증 위험, 특정 염증성 질환이 있다면 반드시 사전 평가가 필요하다.
남성형 탈모는 유전, 호르몬, 생활 방식, 그리고 몸의 대사 상태가 한데 얽힌 질환이다. 그래서 탈모가 깊어질수록 두피만 바라봐서는 안된다. 혈액검사지에 낮게 찍힌 비타민 D 수치가, 단순한 부족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오래된 신호일 수 있다.
약을 바르고, 복용하고, 때로는 이식을 고민하는 모든 선택 뒤에는 결국 몸이 버틸 수 있는 환경을 먼저 세우는 일이 놓여 있다.
(*이 칼럼은 뉴헤어 성형외과 김진오 원장의 기고입니다.)
그런데 진료를 오래 하다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탈모가 심하게 진행된 남성일수록 두피만의 문제로 설명되지 않는 요소들이 함께 나타난다.
체중이 높거나, 하루 대부분을 실내에서 보내거나, 햇빛을 거의 보지 않는 생활이 이어진 경우가 많다. 혈액검사를 펼쳐 보면 상당수에서 비타민 D가 낮다. 이 요소들이 우연처럼 흩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패턴으로 묶여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의문이 생긴다. 탈모가 심해진 사람의 몸은, 머리카락이 빠지기 훨씬 전부터 다른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건 아닐까.
비타민 D는 오랫동안 뼈 건강을 위한 영양소로만 이해되어 왔다. 하지만 지금은 그 역할이 훨씬 넓다. 면역을 조절하고, 염증을 완충하며, 세포의 분화와 재생에 관여하는 호르몬에 가깝다. 모낭에도 비타민 D 수용체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 물질은 단순한 보조 영양제가 아니라 모발 생리의 조절 인자로 다시 해석되고 있다.
여기서 분명히 짚어야 할 지점이 있다. 비타민 D가 낮다고 해서 곧바로 머리가 빠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결핍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모낭의 회복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줄기세포의 반응이 둔해지고, 두피의 미세 염증이 누적되며, 안드로겐에 취약한 모낭이 더 빨리 가늘어질 수 있다.
결국 비타민 D는 탈모의 직접 원인이라기보다는, 탈모가 진행되는 환경을 결정짓는 요인에 가깝다. 토양이 척박하면 어떤 씨앗도 제대로 자라기 어렵듯, 비타민 D 결핍은 모낭이 버티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 실제로 최근 연구에서 중등도 이상 남성형 탈모군의 비타민 D 수치가 경증군보다 더 낮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비타민 D 보충은 발모 치료가 아니다. 피나스테리드나 두타스테리드, 미녹시딜을 대신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이 치료들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기본 환경을 정비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심한 남성 탈모를 볼 때, 두피 사진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혈중 25-OH 비타민 D가 20 ng/mL 미만이라면, 이는 단순 수치 이상이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이 무너졌다는 신호로 읽을 필요가 있다. 이때 보충은 발모약이 아니라 몸의 토양을 복구하는 과정이다.
대개 하루 1000~2000 IU로 시작하고, 심한 결핍에서는 일정 기간 더 높은 용량을 사용한다. 목표는 대략 30~40 ng/mL 선이다. 그러나 무작정 채워서는 안 된다. 신장질환, 고칼슘혈증 위험, 특정 염증성 질환이 있다면 반드시 사전 평가가 필요하다.
남성형 탈모는 유전, 호르몬, 생활 방식, 그리고 몸의 대사 상태가 한데 얽힌 질환이다. 그래서 탈모가 깊어질수록 두피만 바라봐서는 안된다. 혈액검사지에 낮게 찍힌 비타민 D 수치가, 단순한 부족이 아니라 몸이 보내는 오래된 신호일 수 있다.
약을 바르고, 복용하고, 때로는 이식을 고민하는 모든 선택 뒤에는 결국 몸이 버틸 수 있는 환경을 먼저 세우는 일이 놓여 있다.
(*이 칼럼은 뉴헤어 성형외과 김진오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