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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지난해까지 허가된 국산 신약 41개 중 10개는 판매·공급을 중단하거나 허가가 취소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국내 신약 25년의 이정표와 블록버스터의 탄생’ 보고서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999년 SK케미칼의 항암제 ‘선플라’를 최초의 국내 신약으로 허가한 후 2024년 11월 말까지 38개 신약을 허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허가한 GC녹십자의 탄저백신 ‘배리트락스주’, 메디톡스의 지방분해주사제 ‘뉴비쥬’,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를 포함하면 현재까지 총 41개 국산 신약이 탄생했다.

이 중 11개 품목은 연간 100억원 이상의 처방액(2024년, 유비스트 기준)을 기록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대부분 당뇨병・고혈압・역류성식도염 치료용 경구약이었으며, 특히 당뇨병 관련 치료제가 4종으로 가장 많았다. 한미약품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를 제외하면 모두 저분자 화합물 신약이었다.

HK이노엔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은 2024년 기준 처방액 1711억원을 기록하며 국산 신약 중 최초로 연간 처방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이외에 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패밀리’와 대웅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대원제약의 골관절염 치료제 ‘펠루비’도 처방액 50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첫 미국 식품의약국 허가 항암제인 유한양행의 ‘렉라자’는 2024년 기준 478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반면 ▲SK케미칼 ‘선플라’ ▲동화약품 항암제 ‘밀리칸’ ▲CJ제일제당 녹농균 백신 ‘슈도박신’ ▲JW중외제약 발기부전 치료제 ‘제피드’ ▲젬백스앤카엘 항암제 ‘리아백스’ ▲동아ST 항생제 ‘시벡스트로’ ▲한미약품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올리타’ ▲코오롱생명과학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케이’ ▲SK바이오사이언스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등은 판매를 중단하거나 허가 취소됐다.

이들 약은 각각 조건부 허가 후 취소(리아백스, 올리타), 대체 치료제 등장(레보비르, 베시보, 제미로우), 수요 부족(슈도박스, 아피톡신, 캄토벨),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스카이코비원) 등의 이유로 현재는 판매하고 있지 않다. 셀트리온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 역시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효과 부족으로 인해 2022년 2월부터 국내 공급을 멈춘 상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바이오헬스정책연구센터 정혜윤 책임연구원은 “자체 개발된 신약이라고 해도 경쟁 제품 대비 우월성을 가지지 못하면 시장에서 환영받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국산 신약의 상업적 성공 여부는 개발 자체보다는 시장 진입 전략과 글로벌 파트너십 확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30개 국산 신약의 평균 개발 비용은 423억원 수준이었다.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에 수조원의 연구·개발비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적은 금액이다. 정혜윤 책임연구원은 “국내 신약개발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규모의 자원으로 추진돼 왔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동시에, 후기 임상 단계의 대규모 자금 조달과 비용 구조에 구조적 한계가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전종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