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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췌장암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술'이 거론되지만, 사실상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담배'다./ 사진=최석재 교수 SNS 캡처
췌장암은 췌장에 생기는 악성 종양이다. 암 중에서도 생존율이 낮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흔히 췌장암의 가장 주요한 원인으로 술이 거론되지만, 사실상 가장 큰 위험 요인은 담배다.

지난 8일 응급의학과 전문의 최석재 교수는 SNS에 ‘술보다 훨씬 무서운 췌장암 진짜 원인’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유했다. 해당 영상에서 최 교수는 “췌장암의 가장 큰 원인이 술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지만, 연구에 따르면 가장 큰 원인은 담배”라며 “췌장암의 약 30%가 흡연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되어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담배 하면 폐암이나 식도암, 구강암을 떠올리기 쉽지만 담배에 들어 있는 발암물질이 다 대사와 관련돼, 대사 기능과 밀접한 장기인 췌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흡연은 췌장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미국 미시간대 로겔 암센터가 지난해 국제 학술지 Cancer Discovery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담배 속 독성 물질이 췌장암 발생을 촉진하고 면역 억제 환경을 형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담배 연기 속 독성물질인 TCDD가 아릴 탄화 수용체라는 단백질을 활성화하는데, 이 단백질이 활성화되면 면역세포의 성격이 암을 억제하기보다 돕는 방향으로 바뀐다. 담배의 유해 물질이 단순히 DNA 변형을 일으키는 것을 넘어 면역 환경 자체를 ‘암 친화적’으로 바꾸는 것이다.


또한 췌장염이 만성화되면 췌장 세포 손상과 섬유화가 발생해 췌장암 위험이 커지는데, 흡연을 하면 췌장염 발생 위험이 커진다. 덴마크 국립보건연구원의 안녜 톨스트루프 박사 연구팀이 17905명을 대상으로 20년에 걸쳐 흡연과 급성, 만성 췌장염과의 관계를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췌장염이 발생한 사람 중 약 46%가 흡연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흡연은 췌장 기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췌장은 우리 몸에서 소화와 혈당 조절이라는 두 가지 핵심 대사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인슐린 저항성과 혈당 조절 역량이 악화할 수 있다.

한편, 술은 췌장암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 간접적인 위험 요인에 가깝다. 과도한 음주가 급성·만성 췌장염으로 이어지고 이러한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췌장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 이에 췌장암 직계 가족이 있거나, 췌장 기능이 좋지 않은 사람은 금연·금주하는 게 좋다.


최소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