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국내에서 성형·미용 시술이 일상화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사망 사고가 해마다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에서 성형·미용 시술은 일상화됐다. 특히 긴 연휴를 이용해 시술 받는 이들도 적지 않다. 다만 관련 사망 사고가 해마다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마취 과정에서의 사고와 시술 합병증이 주요 사망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미용 시술 현장의 안전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법의학과 연구팀이 대한법의학회 국제학술지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4년까지 9년간 국과수에서 부검이 시행된 미용 시술 관련 사망자는 총 50명(여성 41명, 남성 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평균 약 5.6명꼴이다.

연구팀은 이들 50건을 대상으로 연령·성별, 시술 종류, 사망 원인, 시술 장소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여성의 평균 연령은 29세(19~82세)로, 20~40대 젊은 층이 60%를 차지했다. 남성의 평균 연령은 50세(29~69세)로 여성보다 높았다. 지역별로는 서울과 수도권에서 발생한 사례가 64%로 가장 많았고, 국적별로는 외국인이 28%(14명)를 차지했다.

시술 부위별로는 얼굴과 목 부위 성형이 52%(26건)로 가장 많았으며, 이어 지방흡입술 22%(11건), 질 성형 12%(6건), 유방 성형 8%(4건), 모발 이식 4%(2건), 필러 주사 2%(1건) 순이었다. 얼굴·목 부위 성형 사망의 경우 시술 도중 발생한 사례가 50%로 절반을 차지했고, 시술 직후나 입원 중 사망이 27%, 퇴원 후 사망이 23%로 나타났다.

사망 원인으로는 마취 관련 사고가 46%(23건)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시술 합병증 32%(16건), 기존 질환에 따른 자연사 12%(6건), 아나필락시스 쇼크 4%(2건), 기타 원인 6%(3건) 순이었다.

마취 관련 사망 23건 가운데 74%(17건)는 마취 자체가 직접 원인이었으며, 나머지 26%(6건)는 수술적 요인이나 기존 질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마취 관련 사망에 사용된 약물로는 프로포폴이 65%(11건)로 가장 많았다.


발생 장소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96%(22건)로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대학병원에서 발생한 사례는 1건에 그쳤다. 진료 과목별로는 성형외과가 16건으로 가장 많았고, 피부과·비뇨기과·산부인과·이비인후과에서 각각 1건씩 발생했다. 연구팀은 이처럼 마취 관련 사망 사고가 잦았던 이유로, 성형 시술 당시 마취 전문의의 참여가 26%(6건)에 불과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시술 종류에 따라 사망 원인에는 뚜렷한 차이도 나타났다. 얼굴과 목 성형에서는 마취 관련 사망이 46%(12건)로 가장 많았던 반면, 지방흡입술 사망자의 경우 내부 장기 손상, 출혈, 감염, 복막염 등 시술 합병증이 64%(7건)로, 마취 관련 사망(36%, 4건)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다. 질 성형 사망자의 대부분(83%, 5건)은 필러 물질에 의한 폐색전증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용된 필러는 히알루론산과 콜라겐이었다.

연구팀은 "절개가 작고 시술 시간이 짧은 미용 시술이라도, 마취 전문의가 상주하지 않은 상태에서 진정마취나 전신마취가 시행될 경우 기도 확보 실패, 혈역학적 불안정, 약물 상호작용 등 치명적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통계는 국과수에 법의학적 감정이 의뢰된 사례만을 분석한 것으로, 실제 미용 시술과 관련한 사망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부검 없이 사망진단서만으로 처리되거나, 시술과의 연관성이 규명되지 않은 채 종결된 사례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미용 시술 환경에서도 마취 안전 기준과 응급 대응 체계는 수술실 수준으로 관리돼야 한다"며 ▲시술 및 마취 기록 표준화 ▲약물 사용내역 의무 기록화 ▲사망 발생 시 정밀 조사 체계 구축 ▲마취 전 전신 상태 평가 강화 ▲고위험군 선별 시스템 마련 ▲시술 중 생체 징후 모니터링 의무화 ▲위험성에 대한 충분한 사전 설명과 동의 절차 강화를 제도적 과제로 제시했다.


장가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