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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 질환이 있으면 대장암 발병 위험이 여섯 배 증가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영양학자이자 대장암 증가 원인을 분석하는 ‘프로스펙트’ 연구를 이끄는 사라 베리 교수가 젊은 대장암 환자 증가의 주요인으로 염증성 장 질환을 꼽았다. 염증성 장 질환은 장내 염증이 장기간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대표적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서 염증이 발생하고 크론병은 구강에서 항문까지 위장관 전체에 걸쳐 발생할 수 있다.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베리 교수는 “영국 내 약 50만 명, 미국에서 약 240만 명이 염증성 장 질환을 앓고 있으며 대부분 50세 미만이다”라고 말했다. 국내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염증성 장 질환 환자수는 2023년 기준 약 9만2700명으로 매년 7%씩 증가 추세다.

염증성 장 질환이 있으면 염증으로 장 내벽이 반복적으로 자극돼 비정상적인 전암성 세포가 형성된다. 베리 교수는 “염증성 장 질환 환자는 일반인보다 조기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약 여섯 배 높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 연구팀이 1만8382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50세 미만 대장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원인으로 염증성 장 질환, 자가면역질환, 대사질환이 꼽혔다. 질환별 대장암 발병 위험은 각각 여섯 배, 1.28배, 1.82배 높아졌다.


염증성 장 질환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베리 교수는 환경적인 요인으로 초가공식품 섭취 증가를 비롯한 식습관 문제를 꼽았다. 그는 “가공육, 설탕이 든 음료 등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이 장에 염증을 일으키고 결국에는 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많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제때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대장암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설사와 복통이 6개월 이상 지속 ▲혈변·점액변 ▲밤에 잠을 깨울 정도의 복통 ▲체중 감소 ▲만성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 내원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병력 청취와 신체검사, 혈액 및 분변 검사 등으로 환자별 경과를 확인한 뒤 환자 맞춤형 치료 계획을 세운다.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 항염증제(5-ASA)가 1차 치료제로 사용되며 이후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생물학적 제제, 소분자 약제 등을 병용한다. 크론병은 염증이 심한 경우 정맥 스테로이드나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하며 합병증이 있다면 수술이 필요하다.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장 건강을 위한 최고의 식단으로 꼽히는 식물성 식단을 실천해보자.  통 곡물, 채소, 과일, 콩류 등 식물성 식품 위주로 섭취하고 육류, 생선류, 유제품 섭취는 가급적 제한하는 식사법으로, 염증성 장 질환 발병 위험을 낮췄다는 중국 저장대 연구 결과가 있다. 식이섬유 섭취량이 늘면서 장내 유익균이 증가하고 각종 항산화 성분이 체내 염증을 줄여 장 건강에 이롭다. 크론병의 발병, 재발 위험을 높이는 요인인 담배도 피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