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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하면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설 연휴 오랜만에 가족이 모이면서 눈에 띄게 기억력과 행동이 변화한 가족을 보고 치매를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치매는 기억력, 언어능력, 판단력 등 인지기능이 저하돼 일상생활이 어려워진 상태를 통틀어 부르는 말이다.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은 알츠하이머병으로, 국내외 연구를 종합하면 전체 치매의 약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치매는 누구에게나 두려운 질환이지만,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하면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기억력, 판단력 저하가 수개월 이상 지속되면 의심
알츠하이머병은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이상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면서 신경세포 손상이 진행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최근에 있었던 일이나 대화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행동이 흔한 초기 증상이다. 방금 들은 이야기를 잊거나 물건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아 말이 막힐 때도 있다. 병이 진행되면 날짜와 요일을 헷갈리거나, 익숙한 장소에서도 방향 감각이 흐려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동영 교수는 “판단력과 계획 능력이 떨어져 돈 관리나 약 복용 같은 일상적인 활동이 어려워지기도 한다”라며 “이 외에도 우울, 불안, 불면, 짜증, 의심 같은 행동 변화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가 수개월 이상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면 단순한 노화로만 보기는 어렵다.


◇증상 시작 시기부터 변화까지 상세한 관찰이 중요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위해선 가족의 관찰이 매우 중요하다. 언제부터, 어떤 점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구체적으로 정리해 의료진에게 전달해야 한다. 병원에서는 면담과 진찰을 통해 인지기능 저하 여부를 평가하고, 신경 심리검사로 객관적인 확인을 한다. 또한 혈액 검사와 뇌 MRI를 통해 다른 원인 질환 여부를 함께 살펴본다. 필요할 경우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시행해 뇌에 쌓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상태를 직접 확인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인다.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목표는 기억력을 원래대로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기능 수준을 최대한 오래 유지하는 것이다. 현재 사용되는 약물치료도 병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증상을 완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실제로 경도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약 8년간 추적 관찰한 연구에서, 콜린분해효소 억제제를 복용했을 때 요양시설 입소 비율은 약 20% 수준이었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는 대부분이 가정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병이 악화한 것으로 보고됐다. 불면, 초조, 공격성, 망상 같은 행동 증상도 중요한 관리 대상이다. 생활 환경을 조정하고 비약물 치료를 병행하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지역 치매안심센터에서 제공하는 인지훈련과 정서적, 사회적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초기 단계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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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적인 뇌(왼쪽)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환자의 뇌/ 사진=서울대병원 제공
◇생활 습관 개선 통한 예방이 제일 중요해
알츠하이머병은 완치가 쉽지 않은 만큼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비만을 관리하고 금연해야 한다. 특히 중년기의 혈압 관리는 노년기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치매에 좋다는 특정 음식을 찾기보다, 과식과 과음을 피해 적정 칼로리 범위 내에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생활이 중요하다. 또 걷기처럼 부담 없는 신체활동은 최소 주 3회 이상 실천해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취미나 사회적 활동을 추가로 하면 효과가 커진다. 스트레스를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우울감이나 스트레스가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인지 건강에 중요하다.


이동영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나타나는 기억력 저하나 행동 변화는 의지나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뇌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이라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짧고 단순한 문장으로 설명하고, 선택지는 줄이며, 반복되는 질문에는 차분하게 같은 설명을 반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며 “달력, 시계, 메모, 사진 같은 환경적 단서는 혼란을 줄이는 데 유용하며, 일상 일정은 과도하게 빽빽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