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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모정병(외모+정신병)’은 본인의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며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다. 그런데 이는 단순한 외모 불만이나 집착이 아니라 불안‧강박과 밀접하게 연관된 ‘신체이형장애(BDD)’일 수 있다.​/사진=chatGPT
‘외모정병(외모+정신병)’은 본인의 외모에 지나치게 집착하며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현상을 일컫는 신조어다. 그런데 이는 단순한 외모 불만이나 집착이 아니라 불안‧강박과 밀접하게 연관된 ‘신체이형장애(BDD)’일 수 있다.

BDD는 타인이 사소하다고 생각하거나 신경쓰지 않는 결점에 몹시 집착하고 외모와 관련된 과도한 행동을 반복하며 이로 인해 직장·가족·또래 관계에서 큰 어려움을 겪는 만성적 정신질환이다. 일부 연구에선 BDD 환자가 외모를 볼 때 전체보다 세부 결함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등 시각 정보를 처리하고 평가하는 뇌 회로에 차이가 관찰된다고 보고했다.

▲높은 불안▲어린 시절 따돌림▲완벽주의적 성격▲외모에 대한 사회의 압력▲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요인들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전체 인구의 2~3%가 겪고 있다고 추정되며 보통 청소년기에 증상이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다. 이 질환이 있다면 신체의 모든 부분이 염려의 대상이 된다. 이미 다부진 체격임에도 강박적으로 체중과 근육을 증량하고 스테로이드 제제를 복용하기도 한다. 과도한 몸단장을 하고 피부를 잡아 뜯는 등의 행동을 보일 수 있으며 외모 관련 사고나 행동에 최소 1시간 이상 사용하는 등 일상적 수준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인다.

각종 미용 시술을 받아도 만족감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외모를 이유로 모임 등의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기도 한다. 우울증과 사회불안장애 동반률이 높고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도 일반 인구보다 높다.


다만 외모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해서 모두 신체이형장애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생활에 장애를 겪을 정도의 집착과 고통이 동반될 때 진단이 고려된다. 구글트렌드 분석을 보면 지난 5년간 큰 변화가 없던 ‘외모정병’ 키워드에 대한 검색 관심도가 2024년을 기점으로 눈에 띄게 상승했다. 특히 최근 들어 관심도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관련 주제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이전보다 확대됐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외모를 비교하는 컨텐츠가 증가할수록 BDD 증상 위험도 증가하며 특히 짧은 영상 플랫폼에서 얼굴 특정 부위에 집착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지적한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주요 SNS에선 ‘중안부’ 길이를 다루는 콘텐츠가 증가하고 있다. 중안부(중안면)는 눈썹 윗부분부터 코 아래까지 수직 길이를 일컫는 말로, 짧으면 짧을수록 예쁘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중안부 길이 측정’, ‘중안부 줄이는 메이크업’과 같은 콘텐츠가 쏟아져나온다. 유명 연예인들도 외모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현하는 글을 올렸다. 셰프 윤남노(34)는 자신의 얼굴이 나온 방송 캡처본을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며 “내 얼굴이 불편하고 힘들다”며 “진심으로 대출땡겨서 성형이라도 하고 싶다”는 심경을 밝혔다.

모델 활동 중인 최준희(22)도 ‘개그콘서트’ 방청객으로 참석해 “온종일 성형 앱만 본다”며 외모 자존감이 낮다는 고민을 토로했다. 이후 자신의 인스타에 ‘외모정병을 저기까지 들고나갔다’며 ‘방송 무보정 보고 기절할 것만 같다’는 글을 남겼다.

하루 한 시간 이상 외모 강박을 떨칠 수 없거나 외모 때문에 외출이나 대인관계를 피하며 반복적으로 거울을 확인하고 외모 시술을 탐색한다면 의료전문가와 상담해보는 것이 권장된다. 신체이형장애 치료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나 삼환계 항우울제를 주로 사용한다. 일반적 상담만으로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왜곡된 사고 패턴을 교정하는 인지 행동 치료를 병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