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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건강 인플루언서들은 ‘코르티솔(Cortisol)’ 수치가 높아지면 얼굴이 붓거나 복부 지방이 늘어나는 등 외형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이를 ‘뚱뚱하고 못생겨지는 원인’으로 단순화해 설명하곤 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몇몇 건강 인플루언서들은 ‘코르티솔(Cortisol)’ 수치가 높아지면 얼굴이 붓거나 복부 지방이 늘어나는 등 외형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이를 ‘뚱뚱하고 못생겨지는 원인’으로 단순화해 설명하곤 한다.

코르티솔은 신장(콩팥) 위에 위치한 부신피질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체내 혈당 생성, 기초대사 유지, 항염증·항알레르기 작용, 스트레스 대응 등 우리 몸에 필수적인 기능을 담당한다. 이러한 코르티솔을 낮추기 위한 각종 보충제나 식이요법 등을 추천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약 18만 팔로워를 보유한 틱톡 인플루언서 ‘브룩 엘’은 과거 자신의 얼굴이 코르티솔 과다분비로 “최악”이 됐다고 말하며 현재는 새로운 식이요법과 운동법 등을 적용해 다시 예뻐졌다고 말하는 영상을 업로드했다. 이 영상엔 60만 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렸다. 약 45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 ‘자르가미’도 코르티솔로 인한 얼굴 찡그림을 줄이기 위해 매일 사과식초와 녹차를 챙겨먹었다고 설명했다. 이 영상은 12만 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았다.

몇몇 틱톡커들의 영상에선 코르티솔 같은 호르몬의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아슈와간다’라는 식물성 영양제나 마그네슘 보충제가 좋다고 설명했다. 일부 영상엔 “과학적으로 입증된”, “약사가 추천하는” 등의 문구가 붙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의 개인적 경험담이 정확히 검증되지 않은 정보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위스콘신 의과대 내분비학과 전문의 파인들링 박사는 AP통신을 통해 “코르티솔 조절 목적으로 판매되는 보충제의 효과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며 “성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영양제나 보충제 섭취는 유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집트 바드르대 약대 파우지 박사 연구팀의 최근 연구도 단순 보충제로는 코르티솔 수준을 조절할 수 없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네이처 정신건강(Nature Mental Health)에 2023년 실린 연구는 코르티솔 수치가 높은 것은 단순히 ‘스트레스가 많다’는 신호가 아니라, 복잡한 내분비·신경계 네트워크가 밀접하게 연결된 복합적 생리 반응이라고 설명한다. 영국 리즈대 심리학과 로저슨 박사 연구팀도 스트레스 정도와 코르티솔 수치 간 연관성은 쉽게 측정되지 않으므로 딱 한 번 코르티솔 수치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스트레스가 과도하니 조절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코르티솔을 ‘뚱뚱해지는 호르몬’이라고 단편적으로 해석해 미용을 위해 인위적으로 낮춰야 할 대상으로 단순화하는 접근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의미다. 내분비의학과 전문의 반코스 박사는 메이요 클리닉 회보를 통해 “코르티솔 관련 치료나 약물 복용을 시작하기 전에 의료전문가와 증상, 생활 습관, 환경 등을 충분히 상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