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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잘 소화하기 위해선 20~30회 이상 씹어 먹는 것이 좋다. / 클립아트코리아
식사를 할 때, 먹는 음식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식사 습관이다. 음식을 잘 소화하려면 천천히 씹어 먹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꼭꼭 씹어 먹으면 생기는 건강 효과를 알아본다.

입은 음식이 가장 먼저 소화되는 곳이다. 음식은 입에서 잘게 부서진 뒤, 아밀라아제가 들어 있는 침과 섞여 전분이 당분으로 분해된다. 침은 보통 1분당 0.25~0.35mL가 분비되는데, 음식을 오래 씹으면 최대 4mL까지 나온다. 소화가 잘 되게 하려면 음식의 질감이 사라져 삼키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20~30회는 씹어야 한다.

음식을 천천히 오래 씹으면 과식을 예방할 수 있다. 침 속의 아밀레이스 효소에 의해 혈중 당분 농도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뇌에 있는 만복 중추로 배가 부르다는 신호가 전달된다. 꼭꼭 씹는 동안 침이 다량 분비되면 이 중추가 자극되는 시간이 앞당겨져 포만감을 일찍 느끼게 된다. 반면 음식을 덜 씹으면 효소 분비량이 적어지면서 뇌에 신호가 늦게 전달돼 배고픈 상태가 오래 간다.

소화불량이나 식도염, 궤양, 위염도 억제된다. 입에서 충분히 분해되지 않은 음식물이 위로 넘어가면 위에 부담을 준다. 속쓰림이나 복부 팽만감, 가스, 소화불량, 변비 증상을 유발할 가능성도 크다. 특히 침에 있는 아밀레이스는 약알칼리 성분으로 위, 십이지장의 산성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위산이 식도나 십이지장에 영향을 미쳐 식도염, 궤양, 위염을 일으키는 것을 막는다.


꼭꼭 씹어먹는 습관은 입냄새를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침은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을 씻어내 구강을 청결하게 한다. 저작 운동을 적게 하면 뇌에서 침을 분비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는다. 침이 필요량보다 적게 분비되면 입이 마르고, 구강 내에 혐기성 세균이 번식해 입 냄새의 원인인 황화수소, 메칠메캅탄, 디메칠설파이드 기체가 만들어진다. 충치나 잇몸질환의 위험도 증가한다.

턱을 움직이는 저작 운동은 뇌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켜 뇌에 많은 양의 산소를 공급하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영국 카디프대 연구팀이 껌을 씹은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에게 각각 30분간 1~9 중의 숫자를 불러주고 이를 기억하게 한 결과, 껌을 씹은 그룹이 숫자를 더 빨리 기억해냈을 뿐 아니라 정확도도 높았다. 음식을 잘 씹지 않는 습관이 뇌의 혈액순환을 더디게 만들어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을 키운다는 일본 규슈대 연구 결과도 있다.

음식을 충분히 씹기 위해선 한 입에 너무 많은 양을 먹지 않아야 한다. 숟가락이나 포크 없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도 조금씩 나눠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식사를 할 때는 휴대전화를 보는 등 주의를 분산시키는 행동을 삼간다. 급한 상황에서 식사를 하면 무의식적으로 음식을 허겁지겁 먹게 되기 때문에, 극심한 허기를 느끼기 전에 식사를 하는 게 좋다.


김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