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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맥병원 혈관외과 박용범 원장​
보험 환경 변화는 의료 현장에서 치료 선택의 기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정맥류 치료 역시 예외는 아니다. 레이저, 접착제(베나실), 클라리베인, 경화요법 등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가 보편화되면서 치료 선택지는 넓어졌지만, 일부 치료가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되거나 실손보험 보장 기준이 변화하면서 치료 결정 과정에서 제도적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다시 언급되고 있는 치료가 바로 하지정맥류 발거술이다. 발거술은 하지정맥류 치료법 가운데 오래전부터 시행돼 온 수술적 치료로,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항목이라는 점에서 제도적 측면의 특징을 지닌다. 특히 혈관의 형태와 진행 상태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의 적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여전히 의미 있는 치료 옵션으로 고려될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내 판막 기능 이상으로 혈액이 원활하게 심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역류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다리 통증, 무거움, 부종, 야간 경련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혈관이 늘어나고 울퉁불퉁 튀어나오는 외형적 변화가 동반되기도 한다. 겉으로 보이는 변화보다 혈관 내부의 기능 이상이 질환의 본질이라는 점에서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절개 부담이 적고 회복이 빠른 비수술적 치료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모든 하지정맥류 환자에게 동일한 치료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 혈관의 직경이 지나치게 크거나 심하게 구불구불하게 변형된 경우, 또는 병변 혈관이 피부 가까이에 있는 경우에는 레이저나 접착제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에 제한이 따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문제가 되는 정맥을 직접 제거하는 발거술이 혈류 문제에 직접 접근하는 치료 방법이 될 수 있다.

하지정맥류 발거술은 역류의 원인이 되는 혈관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과거에는 절개 범위가 넓고 회복 기간이 길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수술 기법과 장비가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최소침습적인 방식으로 시행되고 있다. 그 결과 통증과 회복 부담이 과거에 비해 줄어들었고, 특정 유형의 하지정맥류에서는 여전히 의미 있는 치료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다.

발거술 중 하나인 냉동 발거술은 특수 기구의 끝을 급속 냉각해 문제 혈관을 고정한 뒤 제거하는 방식이다. 혈관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데 초점을 둬 주변 신경이나 연부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최근에는 수 밀리미터 수준의 절개를 통해 수술이 이뤄져 흉터와 회복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이러한 수술은 혈관의 주행과 주변 구조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해, 의료진의 경험과 숙련도가 중요하다. 실제 임상에서는 수술 전 정밀한 혈관 평가와 함께, 해당 치료에 대한 충분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판단이 요구된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에는 치료 방법뿐 아니라 수술 환경과 마취 안전성 역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마취 과정과 수술 중·후 관리, 감염 예방과 환자 상태 모니터링 등 전반적인 안전 관리 체계는 치료 결과와 회복 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수술 전에는 이러한 부분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확인이 필요하다.

최근 일부 하지정맥류 치료가 비급여 항목으로 분류되거나 실손보험 보장 기준이 변화하면서, 치료 선택 시 비용과 제도적 요소를 함께 고려하는 환자들도 늘고 있다. 하지정맥류 발거술은 검사 결과와 임상 소견에 따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급여 치료에 해당할 수 있어, 의료진의 판단 아래 하나의 선택지로 고려될 수 있다. 다만 치료 방법은 보험 적용 여부만으로 결정해서는 안 되며, 반드시 개인의 혈관 상태와 증상 정도를 바탕으로 결정돼야 한다.

하지정맥류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최신 치료법’이나 ‘간편함’이 아니라, 환자의 혈관 상태에 맞는 치료인지 여부다. 상황에 따라 비수술적 치료가 적합할 수도 있고, 반대로 발거술이 더 적절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증상이 있거나 하지정맥류가 의심된다면 정확한 검사를 통해 현재 상태를 확인하고,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거쳐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정맥류는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관리하면 증상 악화를 막고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질환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혈관 변화뿐 아니라 다리의 불편감이나 부종, 통증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 이 칼럼은 청맥병원 혈관외과 박용범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