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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교수 연구팀./사진=한림대성심병원 제공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알균 혈류감염(MRSA) 항생제 치료 실패의 원인이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 일부가 살아남는 ‘이형내성’ 증상 때문으로 밝혀졌다.

MRSA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항생제 내성 우선순위 병원체 목록에서 높은 우선순위로 분류된 병원체다. 일반적인 페니실린이나 세팔로스포린 계열의 항생제가 듣지 않아 흔히 ‘슈퍼박테리아’로 불린다. 특히 이 균이 혈액을 타고 전신에 퍼지는 혈류감염이 발생하면 장기 부전이나 패혈증으로 이어져 사망률이 매우 높다.

현재 MRSA 치료에 가장 널리 사용되는 항생제는 반코마이신이다. 하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반코마이신을 투여해도 열이 내리지 않거나 균이 사라지지 않는 등 치료 실패 사례가 꾸준히 보고됐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감염내과 김용균 교수 연구팀은 MRSA 혈류감염에서 표준 항생제 치료가 실패하는 구체적인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먼저 치료 실패의 원인으로 ‘이형내성(Heteroresistance)’에 주목했다. 이형내성이란 균 전체가 항생제에 반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부가 항생제에 내성을 가져 살아남는 현상으로 치료 실패로 이어져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반코마이신에 이형내성을 보이는 MRSA를 ‘반코마이신 불균질 중증도 내성 황색포도알균(hVISA)’라고 부른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성인 MRSA 혈류감염 환자 842명에게서 MRSA 균주를 검출해 hVISA 여부를 판정하고 치료 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hVISA 환자에게 기존 표준 치료제인 반코마이신을 계속 사용했을 때 예후가 크게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0일 이내 사망 위험이 일반 MRSA 환자보다 2.5배 이상 증가했으며, MRSA 혈류감염 지속 기간도 평균 약 1.8일 길어졌다. 또한 완치 후 90일 이내에 다시 균이 검출되는 재발률은 약 5배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 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기준을 찾기 위해 추가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형내성 여부를 판정하는 PAP–AUC 검사 수치가 0.65를 넘는 경우, 사망 위험이 유의하게 증가함을 확인했다.

이는 ‘치료 초기부터 반코마이신 외 다른 항생제를 사용하거나 맞춤형 항생제 병합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는 새로운 치료 기준의 근거가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김용균 교수는 “이번 연구는 표준검사로 놓치기 쉬운 MRSA의 숨은 부분 내성이 치료 실패와 사망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음을 대규모 환자 자료를 통해 입증한 연구다”며 “새롭게 제시한 기준은 치료 초기부터 환자의 위험도를 더욱 정밀하게 평가하고, 반코마이신 이외의 대체 치료나 맞춤형 항생제 병합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다”고 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