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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잘 때 베개를 높게 베고 자는 자세가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오히려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잠잘 때 베개를 높게 베고 자는 자세가 녹내장 환자의 안압을 오히려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저장대 왕카이윈 박사팀은 녹내장 환자 144명을 대상으로, 두 개의 베개를 사용해 머리를 20~35도 올린 ‘높은 베개 자세’와 반듯이 누운 자세에서 안압 변화를 비교했다. 이 과정에서 단순 안압 수치뿐 아니라 하루 동안 안압이 얼마나 크게 변하는지와 눈으로 가는 혈류 압력을 의미하는 안구 관류압 등 여러 지표를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반듯이 누운 자세에 비해 높은 베개 자세에서는 안압이 유의하게 상승했고, 하루 동안의 안압 변동 폭도 더 커졌다. 반면 안구 관류압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세 변화에 따른 안압 증가 폭은 젊은 환자와 원발개방각녹내장(배출 통로는 열려 있으나 안압 조절 이상으로 시신경이 손상되는 녹내장) 환자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각막 두께가 두꺼운 경우에도 자세에 따른 안압 변화가 더 뚜렷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건강한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초음파로 목 부위 혈관을 관찰한 결과, 높은 베개 자세에서는 목의 주요 혈관인 내경정맥과 외경정맥의 내강이 좁아졌고, 내경정맥의 혈류 속도는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잠자는 자세에 따라 목 정맥이 압박되면 정맥 환류와 방수 유출에 영향을 미쳐 안압이 상승할 수 있다”며 “녹내장 환자의 경우 수면 자세처럼 일상적인 습관도 안압 관리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연관성을 살펴본 초기 단계 연구인 만큼, 실제 임상 관리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녹내장 환자의 안압이 상승하면 시신경이 눌리면서 시야를 담당하는 신경 섬유가 손상될 위험이 커진다. 특히 녹내장은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이 회복되지 않는 질환이어서, 안압이 반복적으로 오르거나 하루 동안 크게 변동할 경우 시야 손실이 더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건강한 성인의 경우에도 안압이 정상 범위를 벗어나 높은 상태로 오래 유지되면 시신경에 부담이 가해져 녹내장 발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수면 시에는 베개를 겹쳐 목이 과도하게 굽는 자세를 피하고, 머리와 목이 자연스럽게 지지되는 비교적 낮은 높이의 베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국 안과학 저널(British Journal of Ophthalmology)’에 28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