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지원 받고 분만 ‘한 건’ 수행한 병원도
“한정된 재원, 고위험 산모 대응으로 옮겨야”
필수 인력 붙잡아야 분만 의료 붕괴 막을 수 있어
출생아 수가 2년 연속 증가하며 저출산 반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정작 아이를 낳을 분만실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늘어나는 고위험 산모에 대응하기 위해서 지역 분만 의료기관과 중증 치료기관을 이어주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출생아 수는 반등, 분만 인프라는 붕괴
최근 출생아 수는 뚜렷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출생아 수는 2024년 23만8300명으로 전년 대비 약 3.6% 증가했다. 2025년에도 약 25만8200명으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지원 정책과 혼인 증가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의료 인프라 측면에서는 상황이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 수는 445개로, 10년 전인 2014년의 675개보다 약 34% 감소했다. 특히 의원급 분만 의료기관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역 내 분만 의료기관이 한 곳도 없는 분만 취약지도 늘고 있다. 전국 250개 시·군·구 가운데 분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없는 곳은 77곳(30.8%)에 달한다. 분만실이 한 곳뿐인 지역도 60곳(24%)으로 조사됐다.
◇고위험 산모 대응이 저출산 대책 핵심
분만 의료기관이 부족해지자 고위험 산모 대응 문제가 떠올랐다. 고위험 산모란 임신부 및 태아의 건강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 산모를 의미한다. 35세 이상 고령 임신, 다태 임신, 임신성 고혈압 등이 대표적인 요인이다. 고령 산모가 늘면서 고위험 산모도 늘었는데 신생아 4명 중 1명이 고위험 산모 사례였다는 통계도 있다.
고위험 산모는 양수 파열, 출혈 같은 응급상황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응급상황은 예측이 어렵고 이동 시간이 길수록 위험은 더 커진다.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편승연 교수는 “조기 진통이 발생하면 이동 중 분만이 진행돼 구급차나 이동수단 안에서 조산아를 출산할 수 있다”라며 “임신중독증 산모의 경우 이동 중 경련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위험 산모 대응이 저출산 대응 정책에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분만 취약지 지원’ 한계… 대형병원 향하는 산모들
정부는 지역 산모들의 의료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소규모 산부인과를 지원하는 ‘분만 취약지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분만 인프라를 지역에 유지할 목적으로 지난 2011년 도입했다. 그러나 수십억원의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지원받은 의료기관들의 분만 건수는 저조한 실정이다. 3년간 정부 지원을 받고도 분만은 한 건만 수행한 의료기관도 있다.
한정된 재원을 고위험 산모 대응으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원 사업의 취지는 좋으나 지역 산모, 특히 고위험 산모는 동네 의원보다 가까운 2·3차 의료기관으로 향한다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분만은 365일 응급 대응이 전제되는 영역으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지역 1차 의료기관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편 교수는 “1차 의료기관과 중증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간 간의 유기적인 연계가 필요하다”이라며 “현재 시행 중인 ‘모자의료 진료협력 시범사업’을 확대해 대표기관, 중증치료기관, 지역 분만기관 간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면 고위험 산모 대응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과 전문의 확충도 시급… “사명감에 기대선 안 돼”
이와 함께 산과 전문의를 늘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증 치료를 담당해야 할 3차 의료기관에서도 산과 전문의 수가 급감하면서, 24시간 분만 대응이 가능한 병원 자체가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등은 분만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산과 의료진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 ▲고위험 분만에 대한 수가 현실화 ▲당직·야간 분만에 대한 보상 강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등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단순히 분만실을 유지하는 데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만으로는 필수 인력을 붙잡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편 교수는 “이 문제는 한두 개 제도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며, 몇몇 산과 의사의 사명감에 기대서도 안 된다”며 “사회적·정책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필수의료 문제”라고 말했다.
◇출생아 수는 반등, 분만 인프라는 붕괴
최근 출생아 수는 뚜렷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출생아 수는 2024년 23만8300명으로 전년 대비 약 3.6% 증가했다. 2025년에도 약 25만8200명으로 2년 연속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산 지원 정책과 혼인 증가 등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반면, 의료 인프라 측면에서는 상황이 정반대로 전개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에서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 수는 445개로, 10년 전인 2014년의 675개보다 약 34% 감소했다. 특히 의원급 분만 의료기관은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지역 내 분만 의료기관이 한 곳도 없는 분만 취약지도 늘고 있다. 전국 250개 시·군·구 가운데 분만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없는 곳은 77곳(30.8%)에 달한다. 분만실이 한 곳뿐인 지역도 60곳(24%)으로 조사됐다.
◇고위험 산모 대응이 저출산 대책 핵심
분만 의료기관이 부족해지자 고위험 산모 대응 문제가 떠올랐다. 고위험 산모란 임신부 및 태아의 건강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 산모를 의미한다. 35세 이상 고령 임신, 다태 임신, 임신성 고혈압 등이 대표적인 요인이다. 고령 산모가 늘면서 고위험 산모도 늘었는데 신생아 4명 중 1명이 고위험 산모 사례였다는 통계도 있다.
고위험 산모는 양수 파열, 출혈 같은 응급상황이 발생할 위험이 크다. 응급상황은 예측이 어렵고 이동 시간이 길수록 위험은 더 커진다.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편승연 교수는 “조기 진통이 발생하면 이동 중 분만이 진행돼 구급차나 이동수단 안에서 조산아를 출산할 수 있다”라며 “임신중독증 산모의 경우 이동 중 경련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위험 산모 대응이 저출산 대응 정책에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분만 취약지 지원’ 한계… 대형병원 향하는 산모들
정부는 지역 산모들의 의료 접근성을 제고하기 위해 소규모 산부인과를 지원하는 ‘분만 취약지 지원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분만 인프라를 지역에 유지할 목적으로 지난 2011년 도입했다. 그러나 수십억원의 재정을 투입했음에도 지원받은 의료기관들의 분만 건수는 저조한 실정이다. 3년간 정부 지원을 받고도 분만은 한 건만 수행한 의료기관도 있다.
한정된 재원을 고위험 산모 대응으로 옮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원 사업의 취지는 좋으나 지역 산모, 특히 고위험 산모는 동네 의원보다 가까운 2·3차 의료기관으로 향한다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분만은 365일 응급 대응이 전제되는 영역으로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만큼 지역 1차 의료기관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편 교수는 “1차 의료기관과 중증 치료가 가능한 의료기간 간의 유기적인 연계가 필요하다”이라며 “현재 시행 중인 ‘모자의료 진료협력 시범사업’을 확대해 대표기관, 중증치료기관, 지역 분만기관 간 네트워크를 공고히 하면 고위험 산모 대응에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과 전문의 확충도 시급… “사명감에 기대선 안 돼”
이와 함께 산과 전문의를 늘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중증 치료를 담당해야 할 3차 의료기관에서도 산과 전문의 수가 급감하면서, 24시간 분만 대응이 가능한 병원 자체가 빠르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등은 분만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산과 의료진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 ▲고위험 분만에 대한 수가 현실화 ▲당직·야간 분만에 대한 보상 강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등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단순히 분만실을 유지하는 데 재정을 투입하는 방식만으로는 필수 인력을 붙잡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편 교수는 “이 문제는 한두 개 제도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며, 몇몇 산과 의사의 사명감에 기대서도 안 된다”며 “사회적·정책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필수의료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