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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필라테스, 고관절 스트레칭 후 사타구니 통증이 지속된다면 '고관절 이형성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고관절 이형성증'은 골반뼈의 소켓 부분인 '비구'가 대퇴골두(허벅지 뼈 윗부분)를 충분히 덮어주지 못하는 선천적·발달성 질환이다. 성인이 될 때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방치하기 쉽지만, 비정상적인 구조로 인해 특정 부위에 체중이 집중되면서 연골이 빠르게 손상돼 이차성 관절염을 유발할 수 있다.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정형외과 고영승 교수는 “고관절이 불안정하게 맞물리다 보니 좁은 면적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지고, 이에 따라 비구순(관절막)이 파열되거나 연골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마모된다”며 “노화가 주원인인 일반 퇴행성 관절염과 달리, 구조적 불안정성이 연골 손상을 앞당겨 이차성 관절염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구조적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고관절 이형성증’ 환자 수는 지난해 7842명으로 최근 5년간 171%나 급증했다. 특히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5배 이상 많았으며, 전체 환자 중 30~50대 활동기 연령층이 27.5%를 차지했다.

고관절은 우리 몸의 하중을 지탱하며 보행과 일상적인 움직임을 가능케 하는 핵심 관절이다. 하지만 고관절 이형성증은 초기 단계에서 뚜렷한 통증이나 전조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적 결함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방치하면 관절을 보호하는 비구순이 파열되거나 연골 마모가 급격히 가속화될 수 있다.

고관절 이형성증의 대표적인 의심 증상으로는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혹은 양반다리를 할 때 사타구니나 옆 골반 부위가 뻐근하고 욱신거리는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다. 또한 장시간 걸었을 때 통증이 심해지며 보행이 부자연스럽거나 몸이 뒤뚱거리는 느낌이 들 때, 또는 다리를 벌리거나 오므리는 동작에서 이전과 다른 제약이 느껴진다면 고관절 구조의 이상을 의심해 봐야 한다. 특히 요가나 필라테스처럼 관절의 가동 범위가 큰 운동을 한 뒤 사타구니 부근의 통증이 며칠간 이어진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고영승 교수는 “고관절 이형성증에 의한 관절염은 가장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해야 할 시기에 찾아와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리는 질환”이라며, “특히 젊은 층에서 단순 근육통으로 오인해 방치하다 연골이 다 닳은 상태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으므로, 사타구니 통증이 지속된다면 정밀 검사를 통해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관절 이형성증으로 관절염이 말기까지 진행되면 인공관절 치환술이 불가피하다. 고관절 이형성증 환자는 비구와 대퇴골의 변형이 심해 정교한 술기가 요구되는데, 최근에는 로봇 인공 고관절 수술로 환자 개개인의 해부학적 골 구조에 맞춰 수술이 진행되곤 한다.

다만 수술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수술 후 관리다. 수술 후에는 관절 손상을 예방하는 관리가 중요하다. 초기에는 다리를 꼬고 앉거나, 바닥에 쪼그려 앉는 자세, 과도하게 허리를 숙이는 동작은 피해야 한다. 고영승 교수는 “우리나라 특유의 좌식 문화는 고관절에 무리를 주기 쉬우므로 침대와 의자를 사용하는 입식 생활로 전환하는 것이 좋다”며 “수술 후 적절한 체중 관리와 꾸준한 근력 운동은 인공관절을 오래 사용하는 것을 넘어, 환자 본인이 통증 없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