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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트로겐'이 단맛 선호도를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이 단맛에 대한 선호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에스트로겐은 주로 난소에서 분비돼 여성의 생식주기 전반을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배란기에 가장 많이 분비되고 월경이 시작하면 양이 급격히 감소한다. 심혈관계 위험성을 낮추고 비만을 막아준다.

일본 나라여자대 환경보건학과 연구팀은 난소를 제거한 암컷쥐를 대상으로 한 집단엔 에스트로겐을 보충, 다른 집단엔 결핍시킨 후 2주간 일반사료, 칼로리 없이 단맛을 내는 인공 감미료, 설탕물을 제공했다.

2주 뒤, 에스트로겐 투여군에선 일반사료 선호도가 줄고 인공감미료와 설탕물 선호도는 증가했다. 이 결과는 에스트로겐이 칼로리와 무관하게 '단맛 자체'에 대한 선호도를 높였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에스트로겐이 일반사료와 같은 '항상성 섭식'은 억제하고, 설탕물이나 인공감미료와 같은 '쾌락적 섭식'은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해석했다.


영양 전문가들은 음식 섭취 유형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항상성 섭식은 필수적인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쾌락적 섭식은 배가 고프진 않지만 쾌락을 얻기 위해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에스트로겐이 우리 뇌에 있는 오피오이드 시스템(뇌내 마약물질)과 결합해 단 것을 먹었을 때의 쾌락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도 밝혔다.

단맛 선호도가 높아진 에스트로겐 투여군에게 마약류 중독 치료제 '날트렉손'을 1회 투여하자 단맛 선호 행동이 감소했다. 에스트로겐이 오피오이드 수용체와 결합하여 우리가 단 음식을 먹을 때 마치 마약했을 때와 비슷한 쾌감과 중독성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정 시기에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단 것이 땡긴다면 에스트로겐이 관련 요인일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여성이 월경주기나 폐경 여부에 따라 단맛 선호도가 급격히 변하는 것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 내인성 오피오이드 수용체가 에스트로겐과 결합하여 쾌락을 극대화한다는 발견을 통해 우울증, 폭식, 당 중독 치료법 연구와도 연결할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한편 이 연구는 ‘유럽 약리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Pharmacolog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