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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슈퍼센티네리언’들의 세포를 분석한 결과, 자가포식 기능이 젊은 사람과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클립아트코리아
브라질은 110년 이상 생존한 ‘슈퍼센티네리언’이 많은 국가 중 하나다. 심지어 여러 가족 구성원이 대대로 100세 이상까지 사는 경우도 있다. 최근 과학자들이 이들의 세포를 분석한 결과, 세포의 자가포식 기능이 젊은 사람과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일 국제 학술지 ‘유전체 정신의학(Genomic Psychiatry)’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브라질 상파울루대 인간 게놈 및 줄기세포 연구팀은 브라질 전역에 거주하고 있는 100세 이상 노인 16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160명 중 20명은 110세였고, 기본적인 일상 생활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는 건강 상태를 보였다. 연구진은 임상 데이터와 생물학적 샘플을 통해 유전체와 세포 계통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이들의 세포는 젊은 사람과 유사한 수준으로 자가포식 기능을 유지하고 있었다. 자가포식이란 세포가 불필요하거나 손상된 세포 내 물질을 스스로 분해해 재활용하는 과정을 말한다. 일종의 정화 작용인 자가포식은 세포 건강을 유지하는 항상성 조절에 영향을 줘 면역 조절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자가포식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퇴행성 신경질환이나 염증 및 암, 노화로부터 인체를 방어하는 기능이 떨어진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을 잘 보여주는 예시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꼽았다. 연구 대상에 포함된 3명의 슈퍼센티네리언들은 백신이 보급되기 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회복됐다. 검사 결과 이들의 체내에서는 강력한 항체가 발견됐고, 병원균 침입에 맞서는 숙주 방어와 관련한 단백질 및 대사 물질도 검출됐다. 연구진은 “면역 기능과 온전한 단백질 유지 시스템, 생리적 안정성이 결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브라질의 유전적 다양성을 장수의 이유로 꼽기도 했다. 브라질은 포르투갈의 식민지화, 약 400만 명에 달하는 아프리카 노예의 강제 이주, 이후 유럽과 일본으로부터의 이민 등으로 기존 데이터에 포함되지 않는 수백만 개의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 곳이다. 이러한 환경이 면역력 및 세포 유지, 생물학적 회복력에 기여하는 요인을 만들어냈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를 이끈 마야나 자츠 박사는 “브라질과 같이 조상이 다양하고 혼혈인 인구를 포함한 연구가 이루어져야 한다”며 “브라질의 노인들은 단순히 노화를 견뎌내는 것이 아니라 노화의 여러 생물학적 특징에 적극적으로 맞서 고령화 사회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