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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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살 소년의 우스꽝스러운 걸음걸이가 사실 척추 결핵 증상이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사진=더 선
관심을 끌기 위한 장난으로 오해받았던 4살 소년의 우스꽝스러운 걸음걸이가 사실 척추 결핵 증상이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12일(현지시각)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영국 코벤트리 지역에 사는 4살 엘리엇 웨스트는 지난해 12월부터 발을 바깥쪽으로 벌리고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며 팔을 쭉 뻗는 등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걷기 시작했다. 엘리엇의 어머니 메건 웨스트는 “아이가 밤에 땀을 자주 흘리고 체중이 급격히 줄어드는 증상을 보여 여러 차례 병원에 데려갔다”며 “하지만 의사들은 엘리엇의 증상이 일반 바이러스 감염일 가능성이 크고, 걸음걸이 역시 여동생이 태어난 뒤 관심을 끌기 위한 행동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2025년 6월, 엘리엇이 갑자기 다리를 움직이지 못하게 되자 메건은 급히 병원을 다시 찾았다. 엑스레이 검사 결과 폐 인근 림프절의 석회화가 발견됐고, 추가 검사 끝에 척추 결핵 진단을 받았다. 결국 엘리엇은 결핵균이 척추를 침범해 불안정해진 척추뼈를 인접 척추뼈와 고정하는 척추유합술을 받았다. 현재는 아직 뛰지는 못하지만 서서히 걷기 시작했으며, 향후 물리치료를 병행할 예정이다. 척추 상태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향후 6개월 이내 추가 수술을 받을 수도 있다.

메건은 “아이의 결핵을 진단하는 일이 어렵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돌이켜보면 엘리엇은 결핵의 여러 전형적인 증상을 보였다”며 “아이의 체중은 지나치게 줄었고, 옷 크기도 2년 동안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를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부모의 우려를 조금 더 귀 기울여 듣고 이전 진료에서도 증상을 종합적으로 봐줬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결핵은 주로 폐에만 발생하는 것으로 아는 이들이 많지만, 위장이나 뼈, 관절에도 발생할 수 있다. 호흡기를 통해 몸에 들어온 결핵균이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혈액이나 림프액을 통해 전신으로 퍼질 수 있다. 이 가운데 척추 결핵은 결핵균이 척추로 전파돼 뼈를 파괴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이다.

조선대 의과대학 김용현·송진규·신호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척추 결핵은 전체 결핵의 약 1%를 차지하지만 척추 통증과 변형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척수 압박으로 인한 하지 마비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이 서서히 진행돼 초기에는 미열, 피로감, 식욕부진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여 진단이 늦어지기 쉽다. 하지만 통증이 지속된다면 조기 검사와 치료가 중요하다.

척추 결핵은 일반 결핵과 마찬가지로 항결핵제를 사용해 치료하며, 폐결핵보다 비교적 장기간 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신경학적 장애가 진행 중이거나 신경 증상이 동반될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