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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이 '정부 의사인력 수급추계의 문제점과 대안'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부의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결정을 문제점 보완 없이 강행할 경우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택우 의협회장은 13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대한예방의학회, 한국정책학회와 함께 공동 기획한 세미나 '정부 의사인력 수급추계의 문제점과 대안' 인사말에서 "중대한 흠결에도 (정부가) 개선 없이 결과를 만들어내면 의료계는 순응할 수 없다"며 "강행하면 물리적 방법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 출범 배경과 운영 방식 모두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위원회는 2000명 증원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를 과학적·합리적으로 바로잡기 위해 출범한 기구"라면서도 "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제기된 우려가 무시된 채 절차가 강행됐다"고 비판했다.

특히 짧은 추계 기간과 분석 방식의 한계를 문제 삼았다. 김 회장은 "외국의 경우 추계센터 설립 이후 기관 구성과 분석에만 2~6년이 소요되는데, 우리는 불과 5개월 동안 12차례 회의로 결론을 내려 하고 있다"며 "시간에 쫓겨 방향을 정해 놓고 추계를 맞춰가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50개 안팎의 다양한 변수를 반영하는데, 우리는 10개도 안 되는 변수로 급하게 분석이 이뤄졌고, 국제적으로 잘 활용되지 않는 예측 모형을 적용한 점도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김 회장은 "추계의 기준 시점이 잘못되면 20년 뒤 결과는 엄청난 오차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시간에 쫓기지 않고 1년을 더 투자하더라도 제대로 된 결과를 만들어야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이 정상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대 교육 여건에 대한 우려도 제기했다. 김 회장은 "현재 교육 현장은 2024·2025학번 교육만으로도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며 "인프라도 갖춰지지 않아 각 과의 강의실을 빌려 수업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해결 방안이나 대책은 보이지 않는다"며 "이런 상황에서 단순한 증원은 의료 체계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끝으로 "추계위 분석과 과정에 중대한 흠결이 명백함에도 개선 없이 결과를 만든다면 의료계는 수긍할 수 없다"며 "강행한다면, 협회로서는 물리적 방법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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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의협은 이날 자체 의사인력 수급 추계 결과를 공개하며, 향후 의사 수가 오히려 과잉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사진=대한의사협회 제공
한편 의협은 이날 자체 의사인력 수급 추계 결과를 공개하며, 향후 의사 수가 오히려 과잉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의협 의뢰로 연구를 수행한 의료정책연구원은 의사 인력 수급추계위원회와 달리 실제 노동량(FTE)을 반영한 계산법을 활용했다. 의사 노동시간(연간 2302.6시간)을 반영해 이를 'FTE 기준 의사 수'로 환산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의사 수는 2035년 기준 1만1757명에서 1만3967명, 2040년에는 1만4684명에서 1만7967명까지 과잉될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추계위 최종 보고안에서 제시한 2035년 기준 의사 부족 규모 1055~4923명, 2040년 기준 5015~1만1136명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수치다.

의료정책연구원 박정훈 책임연구원은 "충분한 시간을 두고 데이터를 축적해 자료원을 구축한 뒤 의사인력을 추계해야 한다"며 "제한된 자료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의사의 노동량과 생산성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는 추계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