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톡톡_송주혜 건국대병원 염증성장질환클리닉 교수
염증성장질환 '크론병', 혈변·설사·복통 유발… 10년 새 환자 두 배 늘어
경과 추적·관찰 위해 반복적인 내시경·영상 검사… 환자 부담 증가
'장초음파', 대안으로 浮上… 장벽 두께, 염증 활성도 실시간 확인
유럽은 이미 보편화, 국내도 변화 움직임… 건국대병원 도입 예정
"검사 전 금식, 장정결 필요 없어 편리… 치료 방침 결정에 도움"
최근 병원에서는 잦은 검사에 따른 환자들의 부담·불편함을 줄이고자 '장초음파'를 도입·시행하고 있다. 장초음파는 장벽 두께, 혈류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비침습적 검사로, 금식과 장정결제 복용, 방사선 노출 부담이 없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건국대병원 염증성장질환클리닉 송주혜 교수는 "환자 수가 많은 유럽 등에서는 장초음파가 보편화돼 있다"며 "국내에서도 적극적으로 장초음파를 도입하려는 병원이 늘고 있다"고 했다.
크론병, 조기 진단이 예후 갈라
크론병은 입부터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걸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장 표피와 근육층을 비롯한 모든 층을 침범하는 '전층성 염증'과 염증 부위가 띄엄띄엄 생기는 '건너뛰기 병변'이 특징이다. 대장 뿐 아니라 소장에 침범하는 사례가 빈번하고, 장이 좁아지거나(협착), 구멍이 생기는(누공) 등의 합병증도 발생할 수 있다. 대장암 위험 또한 일반인보다 3~4배 높다고 알려졌다.
송주혜 교수는 "크론병은 장 손상이 점점 진행하는 병"이라며 "학계에서는 손상이 진행되기 이전인 초기 크론병 1~2년 정도를 환자의 예후를 바꿀 수 있는 '기회의 순간'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복통과 설사가 이유 없이 6주에서 3개월 이상 지속되면서, 전신 쇠약감, 발열, 무기력함, 급격한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크론병을 의심하고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10~20대 젊은 남성에서 주로 발병해, 조기 발견과 장기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크론병으로 장에 면역 이상이 생기면 다른 장기에도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앞서 말한 증상뿐 아니라, 관절염으로 인한 관절통, 포도막염, 피부 홍반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송 교수는 "실제 포도막염을 먼저 진단받고 거꾸로 내시경을 통해 크론병을 진단받는 환자도 더러 있다"고 했다.
장초음파로 선별 가능… "검사자 숙련도 중요"
크론병을 정확하게 진단하려면 여러 검사를 받아야 한다. 장결핵, 베체트병 등 크론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 많아, 감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크론병이 의심될 때는 혈액 검사, 대변 검사, 대장 내시경 검사를 먼저 진행하며, 침범 범위를 확인하기 위해 영상 검사를 실시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치료 중 추적 관찰이 필요할 때도 처음 진단할 때와 비슷한 과정을 반복한다. 송 교수는 "현장에서 추적 관찰을 할 때 외래 내원시마다 매번 대장 내시경을 하기는 어려워 혈액 검사와 간헐적 대변 검사를 주로 시행하고, 일정 주기로 내시경, 영상검사를 계획한다"며 "증상이 없음에도 지속적으로 염증 수치가 높을 경우, 질병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내시경, 영상검사의 일정을 당겨서 진행하기도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장초음파 검사를 도입하면 더 선별적으로 내시경과 영상 검사가 필요한 환자를 추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초음파 검사는 다른 초음파 검사와 마찬가지로 복부에 젤리를 바른 후 탐촉자를 활용해 장 내부를 실시간으로 보는 검사다. 장벽 두께, 혈류 증가 여부, 염증 활성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금식, 장정결 등을 할 필요도 없어 편리하다.
송 교수는 "장초음파로 진료실 내에서 바로 장의 염증 상태와 환자의 통증 부위까지 확인할 수 있다"며 "다만, 대장 내시경이나 MRI 보다는 정확도가 떨어져, 초기 진단에서는 효용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전통적으로 환자가 많았던 서양은 이미 장초음파가 보편화돼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제 막 장초음파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단계다.
건국대병원은 조만간 크론병 진료 시스템에 장초음파를 선제적으로 도입·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송주혜 교수는 검사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학회와 해외 연수 등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는 "새롭게 도입될 장초음파가 환자들의 질병의 활성도를 보다 편안하게 확인하고 치료 방침을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크론병 치료는 증상을 완화하는 것을 넘어 내시경 검사에서 염증이 없는 상태인 '점막 치유'를 달성해 장기적인 관해 상태를 유지하는 게 목적이다.
우선, 급성기·중증 환자에게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염증을 빠르게 조절하고, 관해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면역조절제를 활용한다. 면역조절제 투여 전에는 약물 대사 능력을 예측하는 유전자 검사를 시행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적정 용량을 확인한다.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예후가 불량한 중등도·중증 환자에게는 장 염증 부위의 염증 세포 이동을 선택적으로 차단하거나 염증성 사이토카인 신호 전달을 차단하는 생물학적 제제나 소분자약제 등의 최신 약물을 적용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 한다. 송 교수는 "크론병은 만성질환인 만큼 개인의 유전적 요인, 질병 특성, 투약 선호도까지 고려한 맞춤형 약물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환자 궁금증 해결]
크론병 환자, 프로바이오틱스 먹어도 될까?
장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프로바이오틱스' 복용을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섭취 후 장까지 살아남아 유익한 효과를 주는 미생물로, 주로 유산균(락토바실러스, 비피도박테리움 등)을 포함한다. 스트레스, 식습관 등으로 장이 안 좋은 사람에게는 프로바이오틱스 복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크론병 환자라면 프로바이오틱스를 먹기 전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한다. 특히 크론병 활동기라 증상이 매우 심할 때는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건국대병원 염증성장질환클리닉 송주혜 교수는 "가이드라인에서 크론병 환자에게 프로바이오틱스가 유익하다는 보고는 아직까지 없다"며 "주치의 상담을 거친 후, 보조적으로 먹는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