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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헬스조선DB
2026년 새해의 희망찬 분위기는 암 환자들에게 오히려 상실감과 외로움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며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기 때문인데요. 정서적으로 불안할수록 암 치료가 더뎌지는 만큼, 현명한 감정 관리가 필요합니다.

오늘의 암레터 두 줄 요약
1. 새해의 희망 분위기는 암 환자에게 외로움을 증폭시킬 수 있습니다.
2. ‘미래의 목표’보다 ‘현재의 가치’에 집중하는 게 중요합니다.


새해, ‘희망의 계절’이자 ‘상실감’ 증폭되는 시기
새해는 ‘새출발’, ‘희망’과 같은 사회적 메시지가 강해지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암 치료를 받는 환자에게는 이 분위기가 오히려 비교와 압박으로 작동할 수가 있습니다. 은평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석영 교수는 “타인들은 계획을 세우고 목표를 말하는데, 본인은 치료 일정〮부작용〮체력 저하〮경제적 부담 등으로 ‘예전처럼 못 한다’는 감각이 커지면서 상실감과 죄책감이 동반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감정은 환자들에게 ‘나만 멈춰 있다’는 고립감을 증폭시키기 마련입니다.

과거 시간에 대한 회고가 정서적으로 불안감을 증폭시키기도 합니다. 암 치료로 보낸 지난 시간을 복기하며 “과연 내년에도 내가 무사할 수 있을까?”라는 생존에 대한 근본적인 두려움과 “내 삶이 어디로 가는가”, “앞으로 몇 번의 새해를 맞을까”와 같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게 부각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불안이 커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새해가 되면 잦아지는 모임과 같은 명절 분위기는 소외감을 느끼게 합니다. 일산차병원 암통합진료센터 홍성은 교수는 “새해가 되면 가족 모임이나 여행 등 이동이 잦아지지만, 환자들은 감염 위험이나 컨디션 난조로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가족 내 역할 변화’가 두드러지며 외로움이 커지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외로움, 면역력 낮추고 통증은 더 키운다
암 환자가 느끼는 외로움은 단순히 ‘기분이 가라앉는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암 환자의 치료 과정과 회복력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위험 요인입니다. 우선, 외로움은 신체에 스트레스로 작용해 면역력을 약화시킵니다. 만성적 외로움은 만성 스트레스 반응을 일으켜 체내 염증 수치를 높이고 면역 기능을 교란합니다. 김석영 교수는 “이러한 변화는 전반적인 컨디션 저하뿐 아니라, 암 환자에게 중요한 면역 감시 기능과도 연결된다”며 “외로움은 결코 ‘마음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암협회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을 느끼는 암 환자의 사망 위험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약 30% 이상 높게 나타났습니다.

외로운 감정은 통증과도 맞물립니다. 정서적 지지가 부족하면 불안과 경계심, 반추가 늘면서 신체 감각을 더 예민하게 지각하게 되며, 통증〮피로 같은 증상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외로움이 깊어지면 “나만 이렇게 힘들다”는 느낌이 커지면서 도움 요청이 늦어지기 마련입니다. 홍성은 교수는 “곁에 지지해 줄 사람이 없으면 식단 관리, 운동 및 재활, 약물 복용, 외래 추적 등을 챙기기 어려워 치료 효과가 반감되는 실질적인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는 결국 암 전이 또는 회복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외로움은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것을 넘어 치료 전반의 악순환을 만들 수 있기에, 적극적인 개입과 관리가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정서적 안전망’을 만들어주세요
우선, 암 환자 스스로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스스로를 자책하거나 분노, 서글픈 감정을 버리고 작은 것의 소중함을 알며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

보호자의 역할도 매우 중요합니다. 우선 무엇을 해주려는 강박보다는 ‘나는 너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석영 교수는 “환자가 느끼는 우울과 불안은 병적 증상이 아니라 거대한 시련 앞에 선 인간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다”며 “따라서 가족은 환자를 억지로 웃게 만들려는 조언자의 역할보다는, 환자의 부정적인 감정을 그대로 수용하고 견뎌주는 정서적 담아내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해결사가 되어주기보다는 동반자가 되어주는 것이 훨씬 힘이 됩니다. 말없이 곁을 지키거나 함께 짧은 산책을 해보세요.

정기적이고 규칙적인 연락을 통해 정서적 안전망을 만들어주세요. 환자는 주변 지인이나 가족들에게 무언가를 부탁하는 것이 부담스럽고 미안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번 주 병원 갈 때 내가 운전해줄게” 혹은 “장 봐서 문 앞에 두고 갈게”처럼 환자가 거절의 미안함을 느끼지 않도록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실천해주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됩니다.

우리 사회 역시 암 환자의 우울을 개인의 정신력 문제로 치부하지 말고, 질환에 수반되는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당신이 어떤 어둠 속에 있든 우리는 연결돼 있다”는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세요. 사회적 지지망이 견고할 때, 환자는 비로소 투병의 외로움을 견뎌내고 다시 일어설 내면의 동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현재의 가치’에 집중해야
암 치료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생명 연장을 넘어 삶의 질을 보존하는 데 있습니다. 암 환자들에게 투병은 거창한 마라톤이 아니라, 오늘 하루를 무사히 살아내는 작은 기적들의 연속입니다. 새해라는 상징성에 압도되어 ‘무언가 해내야 한다’는 강박을 갖기보다, 오늘 하루 통증이 덜했던 순간이나 사랑하는 이와 나눈 짧은 미소 등 현재의 가치에 집중하는 마음챙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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