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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일반인 사이에서도 불법이라는 인식 없이 링거 시술이 이뤄지고 있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네이버카페 캡처
방송인 박나래(40)가 이른바 '주사 이모'에게 수액 주사와 약 처방을 받은 의혹이 불거지면서, 병원 밖에서 이뤄지는 불법 의료행위의 실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불법 링거 시술을 일부 연예인만의 일탈로 치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일반인 사이에서도 불법이라는 인식 없이 관행처럼 이뤄지고 있었다.

◇온라인에 넘쳐나는 불법 시술 구인
중고 거래 플랫폼,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집에서 링거를 놔줄 간호사(간호조무사)를 구한다", "가족이 간호사라 몸이 안 좋을 때 집에서 링거를 맞는다"는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이들은 피로 해소, 숙취 해소, 컨디션 관리 등을 이유로 병원 밖 수액 시술을 원하고 있었다. 한 네이버 맘카페에는 "남편이 몸이 안 좋은데 퇴근 후 병원에 갈 시간이 없어 집에서 링거를 맞고 싶다"며 시술 가능 여부를 묻는 글이 올라왔고, 댓글에는 쪽지를 달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병원 밖 링거 시술이 확산하는 데에는 이러한 행위가 불법이라는 인식이 부족한 탓도 있다. 비타민 주사나 포도당 수액 등을 단순한 '영양제' 정도로 여기며 의료행위로 인식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시술자가 의사나 간호사 자격을 갖고 있다면 문제가 없다고 오인하기도 한다.

◇의료인이라 해도 병원 밖에선 불법… 자칫 생명 위협도
병원 밖에서 이뤄지는 링거 시술은 의료법상 명백한 불법 행위다. 의료법 제27조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의료인이라 하더라도 의료기관이 아닌 장소에서 의료행위를 하면 무면허 의료행위로 간주된다. 주사·링거 투여와 약물 처방은 모두 의료행위에 해당하므로, 병원 밖에서 시행하면 안 된다. 의료법 제33조는 의료행위가 가능한 장소를 의료기관으로 한정한다. 간호사는 의사의 직접적인 지시에 따라 제한된 범위에서 의료행위를 보조할 수 있을 뿐, 단독으로 환자에게 주사를 놓을 수도 없다. 가정 방문 진료 역시 환자의 거동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 등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된다. 만약 무면허 의료행위를 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시술받은 사람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법무법인 선 이지원 변호사는 "불법임을 인지한 상태에서 무면허 의료행위를 적극적으로 요청하거나 알선했다면 교사범이나 방조범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법적 문제뿐 아니라 건강상 위험도 크다고 경고한다. 의료기관 밖에서는 감염 관리가 어렵고, 부작용이나 응급 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대응이 불가능해 환자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 편한자리의원 노동훈 원장은 "수액 주사와 정맥주사는 단순한 피로 해소 주사가 아니다"라며 "환자의 심폐·신장 기능, 기저 질환, 복용 약물에 대한 의학적 평가 없이 시행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나필락시스 쇼크, 급성 심부전, 폐부종, 전해질 이상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가정이나 숙소에서 이뤄지는 불법 주사는 응급 대응이 불가능해 위험성이 더욱 크다"고 했다.

◇"수요·알선 단계부터 차단해야"
불법 링거 시술이 반복되는 배경에는 전문의약품 유통 관리의 허점과 낮은 처벌 체감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NS와 메신저를 통한 의약품 거래가 늘고 있지만, 단속과 제도가 이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액은 약사법상 전문의약품에 해당한다. 약국 개설자가 아닌 자가 이를 판매하거나 판매 목적으로 취득할 경우 약사법 위반이며, 약국 개설자라 하더라도 정해진 장소 외에서 판매하면 처벌 대상이 된다.

다행히 이를 막기 위한 입법 논의가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무면허 의료행위의 알선·중개 단계까지 규율하는, 이른바 '주사이모 방지법'을 발의했다. 불법 의료행위를 알선하거나 이를 인지하고도 시술을 받은 경우에 대한 처벌 근거를 명확히 하는 내용이다. 신고 포상 제도를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은 무면허 의료행위 신고자에게 최대 10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전문가들은 병원 밖 링거 시술을 '편의 서비스'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노동훈 원장은 "의료 접근성이 높은 상황에서 편리함을 이유로 불법을 감수할 이유가 없다"며 "안전을 최우선에 두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