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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한 항공사가 기내 좌석 간격을 대폭 줄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데일리하이브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캐나다 항공사 웨스트젯(WestJet)은 지난해 9월부터 보잉 737 기종 21대의 좌석 배치를 개편했다. 이코노미석의 좌석 간격을 기존 38인치(약 96cm)에서 28인치(약 71cm)로 줄이고 한 줄을 추가해 수용 인원을 늘렸다. 또 고정식 등받이를 도입해 좌석 각도 조절이 불가능하도록 했다. 등받이를 뒤로 젖힐 수 있는 좌석을 이용하려면 추가 요금을 내고 프리미엄 좌석을 선택해야 한다.
좌석 개편 이후 승객들 사이에서는 다리를 뻗을 공간이 협소하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선 한 이용객이 “웨스트젯 좌석 구조 변경 이후 기본요금으로 예약한 항공편의 다리 공간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후기를 올렸다. 그가 공개한 영상에는 노부부 승객의 무릎이 앞좌석에 거의 밀착돼 움직이기 어려운 모습이 담겼다.
기내 좌석 간격 축소는 항공업계 전반의 흐름으로 지적된다. 미국 경제자유협회 자료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 등 주요 항공사의 좌석 간격은 1980년대에 비해 2~5인치(5~12cm) 줄었다. 미국 스피릿항공과 유럽 위즈에어 등 일부 저가 항공사의 다리 공간은 28인치(약 71cm)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코노미석 공간 부족이 단순한 불편을 넘어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국제학술지 ‘국제산업인간공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Industrial Ergonomics)’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항공기 안에서 장시간 움직이지 못한 채 앉아 있을 경우 심부정맥혈전증이나 폐색전증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바르셀로나대 연구진이 스페인 성인 여성 201명과 남성 346명을 대상으로 신체 치수와 좌석 공간의 적합성을 분석한 결과, 최소 다리 공간은 68.1~70.1cm, 좌석 너비는 50.2~52.3cm가 필요하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특히 다리 공간과 좌석 너비 측면에서 이코노미석 공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렸다.
심부정맥혈증은 다리나 팔의 깊은 정맥 속에 혈전(피떡)이 생기는 질환으로, 혈전이 떨어져 나와 폐로 이동하면 생명을 위협하는 폐색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쪽 다리가 갑자기 붓거나 무겁게 느껴지고 통증·열감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피부색이 붉거나 푸르게 변할 수 있고, 걸을 때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한다. 장거리 비행처럼 좁은 좌석에 오래 앉아 있거나 수술 후 장기간 누워 지낼 때 혈액 흐름이 느려지며 발병 위험이 커진다. 폐색전증이 발생하면 호흡 곤란과 흉통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치료는 항응고제를 사용해 혈전이 커지거나 새로 생기는 것을 막고, 상태가 심할 경우 혈전을 녹이는 약물 치료나 제거 수술이 시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