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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보건복지부가 자궁경부암 검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여성이 직접 검체를 채취하는 고위험 사람유두종바이러스(hrHPV) 자가 채취 검사를 자궁경부암 공식 검진 방법에 포함하기로 했다./사진=연합뉴스
미국 보건복지부가 자궁경부암 검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여성이 직접 검체를 채취하는 고위험 사람유두종바이러스(hrHPV) 자가 채취 검사를 자궁경부암 공식 검진 방법에 포함하기로 했다.

미국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자원행정국(HRSA) 소속 앤 M. 시히 박사팀은 6일 미국의사협회지(JAMA) 기고문을 통해, 30~65세 평균 위험군 여성을 대상으로 hrHPV 자가 채취 검사를 자궁경부암 검진 지침에 공식 반영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자가 채취 hrHPV 검사가 검진 접근성을 높여 자궁경부암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자궁경부암 검진은 20세기 가장 성공적인 공중보건 개입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에서는 지난 50여 년간 자궁경부 세포검사(파파니콜라우 검사)와 hrHPV 검사가 도입되면서 자궁경부암 발생률과 사망률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 자궁경부암은 전암 병변이나 초기 단계에서는 증상이 거의 없지만, 이 시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를 넘는다. 반면 암이 진행돼 전이된 상태에서 진단될 경우 5년 생존율은 20% 수준으로 크게 낮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는 자궁경부암으로 진단된 여성의 약 절반이 검진을 한 번도 받지 않았거나 권장 주기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보면 미국 여성 4명 중 1명은 정해진 시기에 검진받지 못하고 있다. 연구진은 특히 저소득층이나 교육 수준이 낮은 여성일수록 검진 참여율이 더 낮다며, 이들 집단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자궁경부암 예방의 핵심 과제라고 지적했다.


시히 박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0~65세 평균 위험군 여성을 대상으로 의사가 채취하는 검사뿐 아니라 여성이 직접 검체를 채취하는 hrHPV 자가 채취 검사도 공식 검진 방법으로 인정하기로 검진 지침을 개정했다”며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hrHPV 자가 채취 검사는 의료진이 채취한 검사와 정확도가 유사하다는 근거가 확보돼 있으며, 여러 연구에서 검진 참여율을 높이는 효과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자가 채취 방식이 농촌 거주자나 이동과 시간 제약이 있는 여성에게 특히 유용하고, 사생활 보호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검체를 자택에서 채취해 우편으로 제출할 수 있어 비용 부담도 상대적으로 낮다는 설명이다.

미국의 민간 건강보험은 HRSA 검진 지침에 포함된 예방 서비스에 대해 본인 부담금 없이 보장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번 지침 개정은 자궁경부암 검진 비용과 접근성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우리나라 자궁경부암 검진률은 여전히 50%대 중반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립암센터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년 내 자궁경부 세포검사(Pap 검사)를 받은 여성 비율은 약 56%로 집계됐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2030년 목표인 검진율 70% 이상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만 20세 이상 여성이라면 국가암검진사업에 따라 2년마다 자궁경부 세포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권장된다. 현재 국내 국가암검진에서는 의료진이 직접 검체를 채취하는 방식이 원칙이며, 자가 채취 방식은 도입돼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