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이정표]
누구나 마음의 병을 겪을 수 있지만 쉽게 털어놓기 힘들고 때론 스스로 인정하는 것도 어려움을 겪는다. 헬스조선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강준 교수의 칼럼을 연재해 ‘읽으면서 치유되는 마음의 의학’을 독자와 나누려 한다. 정신건강 문제를 풀어내고 치유와 회복의 길을 제시한다.(편집자주)
최근 업무에 지친 20~30대 청년들이 부쩍 정신건강의학과 외래를 찾는다. 특별한 정신질환이 있어 방문했다기보다는 “직장 일로 너무 지치고 힘들다”며 상담실 문을 두드린다. 심각한 우울증과는 조금 다르고 단순 피로라고 보기에는 증상이 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직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지속돼 나타나는 정신적 소진을 '번아웃 증후군'이라 명명했다. 번아웃은 정서적 탈진, 냉소, 성취감 저하 세 가지 요소가 나타나는 게 특징이며 마음뿐 아니라 몸까지 동시에 무너뜨릴 수 있는 질환이다.
현재 청년 세대는 이전 어느 세대보다 많은 불확실성과 경쟁 속에 서 있다. 취업난, 경제적 부담, 불확실한 미래, 대인관계 문제, 정체성 혼란이 일상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보다 풍요로워진 지금, 이를 행복한 고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과거엔 어느 정도 정해진 길과 역할이 있었고 대개 그 흐름을 따라가면 되는 구조였다. 반면, 지금의 청년들은 불확실성이 훨씬 큰 경제 구조, 성취 기준이 끊임없이 갱신되는 환경, 관계와 일에서 요구되는 감정노동, 정체성 탐색이 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살고 있다. 즉, 버텨야 하는 종류가 달라졌고 양도 늘었다. 과거보다 더 편한 환경인데도 잘 못 버틴다는 평가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요즘 청년들이 버티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데는 몇 가지 또 다른 요인이 있다.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거나 조절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으며 SNS가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는 속도를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만들었다. 혼자 버텨야 하는 구조 속에서 스트레스 해소나 피드백 체계 마저 사라져 버렸다. 버티는 힘은 관계 속에서 생기는 것인데 그 토대가 부족한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번아웃은 약한 이들에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너무 강해서 번아웃 상태가 되기도 하고 강해지는 법을 배우는 과정에서도 번아웃이 나타난다. 오늘날의 청년들이 약하고 버티는 법을 못 배운 미숙한 세대라서가 아니라 이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는 시대를 견디고 있기 때문에 번아웃을 많이 겪는 것이다.
대다수의 청년들이 상담 중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은 이유를 찾고 싶다”고 말한다. 청년들의 문제는 스트레스 그 자체보다 ‘힘들다’는 감정을 인정하지 못하는 문화에 있다. 완벽주의적 성향, 책임감, ‘약해지면 안 된다’는 내적 압박은 감정을 무시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소진 상태로 몰고 간다. 피드백이 적고 혼자 일해야 하는 환경이 많아진 것도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살피기 어렵게 만든다.
“마음이 아프면 몸이 먼저 말한다”. 청년층에서 나타나는 번아웃은 흔히 정신적 소진보다 신체 증상으로 먼저 나타난다.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과잉 분비와 자율신경계 불균형을 일으킨다. 만성 피로, 두통, 위장 장애, 수면장애, 면역 기능 저하, 근육통, 집중력 저하, 분노, 냉소 등의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뇌 과학 연구를 통해 분석한 번아웃 증후군은 전두엽 기능 저하로 계획과 집중력이 저하되고 편도체 과활성화로 불안과 과민 반응이 나타나며 해마 위축으로 기억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의지만으로는 번아웃을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최근 업무에 지친 20~30대 청년들이 부쩍 정신건강의학과 외래를 찾는다. 특별한 정신질환이 있어 방문했다기보다는 “직장 일로 너무 지치고 힘들다”며 상담실 문을 두드린다. 심각한 우울증과는 조금 다르고 단순 피로라고 보기에는 증상이 깊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직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지속돼 나타나는 정신적 소진을 '번아웃 증후군'이라 명명했다. 번아웃은 정서적 탈진, 냉소, 성취감 저하 세 가지 요소가 나타나는 게 특징이며 마음뿐 아니라 몸까지 동시에 무너뜨릴 수 있는 질환이다.
현재 청년 세대는 이전 어느 세대보다 많은 불확실성과 경쟁 속에 서 있다. 취업난, 경제적 부담, 불확실한 미래, 대인관계 문제, 정체성 혼란이 일상적 스트레스 요인으로 자리 잡았다. 과거보다 풍요로워진 지금, 이를 행복한 고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과거엔 어느 정도 정해진 길과 역할이 있었고 대개 그 흐름을 따라가면 되는 구조였다. 반면, 지금의 청년들은 불확실성이 훨씬 큰 경제 구조, 성취 기준이 끊임없이 갱신되는 환경, 관계와 일에서 요구되는 감정노동, 정체성 탐색이 더 어려운 여건 속에서 살고 있다. 즉, 버텨야 하는 종류가 달라졌고 양도 늘었다. 과거보다 더 편한 환경인데도 잘 못 버틴다는 평가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요즘 청년들이 버티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데는 몇 가지 또 다른 요인이 있다. 감정을 건강하게 표현하거나 조절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으며 SNS가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는 속도를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만들었다. 혼자 버텨야 하는 구조 속에서 스트레스 해소나 피드백 체계 마저 사라져 버렸다. 버티는 힘은 관계 속에서 생기는 것인데 그 토대가 부족한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다.
번아웃은 약한 이들에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너무 강해서 번아웃 상태가 되기도 하고 강해지는 법을 배우는 과정에서도 번아웃이 나타난다. 오늘날의 청년들이 약하고 버티는 법을 못 배운 미숙한 세대라서가 아니라 이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는 시대를 견디고 있기 때문에 번아웃을 많이 겪는 것이다.
대다수의 청년들이 상담 중 “성공하지 않아도 괜찮은 이유를 찾고 싶다”고 말한다. 청년들의 문제는 스트레스 그 자체보다 ‘힘들다’는 감정을 인정하지 못하는 문화에 있다. 완벽주의적 성향, 책임감, ‘약해지면 안 된다’는 내적 압박은 감정을 무시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소진 상태로 몰고 간다. 피드백이 적고 혼자 일해야 하는 환경이 많아진 것도 자신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살피기 어렵게 만든다.
“마음이 아프면 몸이 먼저 말한다”. 청년층에서 나타나는 번아웃은 흔히 정신적 소진보다 신체 증상으로 먼저 나타난다. 스트레스는 코르티솔 과잉 분비와 자율신경계 불균형을 일으킨다. 만성 피로, 두통, 위장 장애, 수면장애, 면역 기능 저하, 근육통, 집중력 저하, 분노, 냉소 등의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뇌 과학 연구를 통해 분석한 번아웃 증후군은 전두엽 기능 저하로 계획과 집중력이 저하되고 편도체 과활성화로 불안과 과민 반응이 나타나며 해마 위축으로 기억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의지만으로는 번아웃을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번아웃 상태의 사람들은 스스로 몰아붙이는 말들을 한다.
“힘들지만 조금만 더 참으면 괜찮아져.”
“이 정도 피곤함은 누구나 겪는 거야. 약해지지 말자.”
“성과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든 참아야지.”
이런 자기암시는 단기적으로는 버텨낼 수 있게 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번아웃을 더욱 깊게 만든다. ‘정서적 탈진’은 일을 시작하는 것조차 버겁게 하고 ‘냉소’는 인간관계를 끊어내며, ‘성취감 저하’는 본인을 무가치하게 만든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두렵거나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인간관계에 무관심해지고 사람을 기계적으로 대하게 되거나,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무능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면 한 번쯤 자신을 점검해 보는 게 좋겠다. 번아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태를 초기에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고 햇빛을 보면서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면은 감정 조절 능력과 집중력을 높이며 스트레스를 개선하고, 운동은 코르티솔을 억제하고 우울과 불안을 완화시킨다. 감정을 건전하게 표현하면서 스트레스를 배출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정 표현은 근육 긴장, 위장장애, 두통, 만성피로를 없애주고 휴식은 주의력, 의욕, 동기를 다시 북돋워준다.
인간관계에서 적절한 경계를 설정하고 하루 한 줄 성취 일기를 써보는 것도 좋다. 조직이나 사회적 차원에서는 업무량을 조절하고 명확한 역할을 설정하며 상사와 동료 사이에 원활한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충전을 할 수 있는 리셋 기회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개인과 조직, 이 두 축이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번아웃은 반복된다. 만약 번아웃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 기능이 떨어지고 대인관계나 직장생활이 어려워진다면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번아웃은 특정 성격이나 직업군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지치도록 일만 하는 존재가 아니며 때로는 멈추고 쉬기도 하고 자신에게 다시 묻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의 나는 괜찮은 걸까? 이미 지친 건 아닌가? 회복이 필요하다면 무엇부터 다시 채워야 할까?”
그 질문이 번아웃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다.
“힘들지만 조금만 더 참으면 괜찮아져.”
“이 정도 피곤함은 누구나 겪는 거야. 약해지지 말자.”
“성과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든 참아야지.”
이런 자기암시는 단기적으로는 버텨낼 수 있게 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번아웃을 더욱 깊게 만든다. ‘정서적 탈진’은 일을 시작하는 것조차 버겁게 하고 ‘냉소’는 인간관계를 끊어내며, ‘성취감 저하’는 본인을 무가치하게 만든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두렵거나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인간관계에 무관심해지고 사람을 기계적으로 대하게 되거나,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무능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면 한 번쯤 자신을 점검해 보는 게 좋겠다. 번아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상태를 초기에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고 햇빛을 보면서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면은 감정 조절 능력과 집중력을 높이며 스트레스를 개선하고, 운동은 코르티솔을 억제하고 우울과 불안을 완화시킨다. 감정을 건전하게 표현하면서 스트레스를 배출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정 표현은 근육 긴장, 위장장애, 두통, 만성피로를 없애주고 휴식은 주의력, 의욕, 동기를 다시 북돋워준다.
인간관계에서 적절한 경계를 설정하고 하루 한 줄 성취 일기를 써보는 것도 좋다. 조직이나 사회적 차원에서는 업무량을 조절하고 명확한 역할을 설정하며 상사와 동료 사이에 원활한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재충전을 할 수 있는 리셋 기회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개인과 조직, 이 두 축이 함께 움직이지 않으면 번아웃은 반복된다. 만약 번아웃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일상생활 기능이 떨어지고 대인관계나 직장생활이 어려워진다면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번아웃은 특정 성격이나 직업군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지치도록 일만 하는 존재가 아니며 때로는 멈추고 쉬기도 하고 자신에게 다시 묻는 시간이 필요하다.
“지금의 나는 괜찮은 걸까? 이미 지친 건 아닌가? 회복이 필요하다면 무엇부터 다시 채워야 할까?”
그 질문이 번아웃에서 벗어나는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