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이미지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타티아나 슐로스버그(35)가 세상을 떠났다./사진=뉴스1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외손녀 타티아나 슐로스버그(35)가 희귀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지난 30일(현지시각) 케네디 도서관 재단 측은 공식 계정을 통해 “아름다운 타티아나가 오늘 아침 세상을 떠났다”며 슐로스버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앞서 슐로스버그는 지난 11월 잡지 ‘뉴요커(The New Yorker)’를 통해 희귀암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 투병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 5월 둘째 딸을 출산하고 입원해 있던 중 병을 진단 받았으며, 이후 항암 치료와 골수 이식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당시 의료진은 슐로스버그의 생존 기간을 1년 이하로 전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슐로스버그는 “전날까지만 해도 만삭의 몸으로 수영장에서 1마일을 헤엄칠 정도로 건강했다”며 “전혀 아프지 않았고 스스로를 주변에서 가장 건강한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이제 내가 어머니와 우리 가족의 삶에 또 하나의 비극을 더해버렸고, 이를 멈출 수 있는 방법이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골수에서 혈액 세포가 만들어지는 과정 중 미성숙한 백혈구인 아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생기는 혈액암이다. 대부분의 경우 명확한 원인을 찾기 어렵지만 유전적 소인, 방사선 노출, 화학 물질 노출, 항암제 치료 이력 등이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에 며칠 전까지 아무런 이상이 없다가 갑자기 수치가 급변하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슐로스버그의 사례처럼 임신 중에는 백혈병의 징후가 임신에 따른 생리적 변화에 가려질 수 있다. '큐레우스' 저널에 게재된 한 연구에서는 임신 29주차 35세 여성이 급성 골수암 백혈병 증상을 임신 후반기 증상으로 오인한 사례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급성 골수암 백혈병 초기 증상은 임신으로 인한 생리적 변화와 유사해 진단 지연을 초래한다고 보고했다. 다만 연구팀은 임신 중 발병률은 0.001%에 불과해 의료진도 이를 식별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증상이 악화하면 빈혈, 어지러움, 피로감, 두통이 나타나고 지혈이 잘되지 않아 멍이 잘 들거나 코피가 자주 난다. 면역 기능이 떨어지면서 감염에 취약해져 발열이 동반되기도 하며 비장이나 간이 비대해져 복부 불편감을 느낄 수 있다.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확실하게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위험 요인인 발암 물질이나 방사선 노출을 최소화하고 금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조기 발견 시 생존율이 높아지므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해 혈액 수치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