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이 예술을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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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은 교수 그림
암 진단을 받고 수술과 항암 치료 일정을 잡는 과정에서 우리는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위로와 응원을 받습니다. 그리고 종종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없지만 기도하겠습니다”와 같은 연락을 받게 됩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종교에 의지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던 분들조차, 갑작스러운 자신의 질병 앞에서 혹은 투병 중인 가족을 바라보는 상황에서 무릎을 꿇고 손을 모으게 됩니다. 실제로 암 환자의 영성을 다룬 연구 자료를 보면 암 환자의 80%가 영적 욕구를 가진다고 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병원에 있는 환자들에게 기도란 두려움을 이겨내는 방식을 탐색하고, 삶의 의미를 다시 세우며, 내면의 소리를 받아들이는 ‘수용 과정’이라고 합니다.

위중한 질병을 진단받고 치료받은 과정에서, 그동안 자신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열심히 살아왔다고 믿어왔던 많은 사람들은 더 이상 내 자신 나의 몸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넘어선 큰 힘에 의지하고 싶어집니다. 이것은 우리가 약한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라 초월적 힘을 믿는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삶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좌절을 마주할 때, 그동안 바라보던 세상적인 성취와 많은 목표를 내려놓고 삶에 대한 진정한 겸손을 마주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의 분주함을 멈추고 고요 속에서 진정한 소망을 이야기하는 영적인 소망을 바라는 시간을 ‘기도’라고 말씀 드리곤 합니다.

저는 이렇게 환자분들이나 가족분들이 병원 안에서도, 커튼을 치고 몸을 눕히고 링거를 맞고 있는 그 작은 침대 공간에서 잠시라도 세상의 큰 존재 연결되고 힘을 얻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힘을 얻는 이미지를 붙여 드리고 합니다. 어떤 분은 십자가를 원하고 어떤 분은 어느 곳에서나 꽃을 피워내는 연꽃을 또 어떤 분은 자애로운 성모상을 원하십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은 빛이 들어오는 창문의 이미지를 붙여달라고 하십니다. 선택하는 이미지는 모두 다르지만 그분들의 말씀 중에 하나 분명히 동일 한 것들이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지금 눈앞에 존재하지 않아서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것이지만 그 것을 통해 힘을 얻는 다른 것입니다.


“기도밖에 할 것이 없어요”라고 말씀하실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은 결코 절망이나 좌절의 시간이 아닙니다. 오히려 새로운 빛을 향해 나아가며 내면의 힘을 키워 나아가야 하는 때입니다. 큰 존재를 향한 간구와 간절한 기도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하고 나의 영적 성장을 이끌어 줄 겁니다.

내면의 고요를 찾고 가만히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하나씩 말씀하시다 보면 일렁이던 감정도 고용해지고 중심을 잡아나갈 것입니다. 투병 과정 중에 흩어진 마음을 다잡고 마치 수행하듯이 마음의 중심으로 잡는 힘을 얻게 되면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발을 내딛는 힘과 용기 그리고 지혜를 얻게 될 것입니다.

손에 잡을 수는 없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밝은 빛 속에 잠시 머물며, 마음의 고요와 평안을 찾으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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