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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국내외 전문가들이 5~10년 이내에 알츠하이머병 치료 국면이 바뀔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7일 영국 매체 BBC는 알츠하이머병 최신 치료법에 대해 보도했다. 에든버러대 디스커버리 뇌과학센터 타라 스파이어스-존스 소장은 "삶을 바꾸는 알츠하이머 치료법이 5~10년 안에 등장할 것"이라며 "질병을 충분히 이른 시기에 발견하고 진행을 막으면 삶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단계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영국 에든버러대 연구진, 치매 치료제 개발에 '낙관'
치매는 기억·언어·판단력 등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임상 증후군을 말한다.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은 다양한데, 그중 70~80%가 '알츠하이머병'으로 치매에 걸린다. 

알츠하이머병은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등 이상 단백질이 뇌 속에 쌓이면서 뇌 신경세포가 서서히 죽어가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최근까지, 이 질환은 치료가 어려웠다. 질병 자체의 진행을 늦추기보단 증상에 초점을 맞춘 치료가 진행됐다.

2023년을 기점으로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시도가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해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치료제인 레카네맙이 처음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됐다. 레카네맙은 임상에서 18개월 후 27% 인지 기능 악화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마찬가지로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도나네맙도 FDA 사용 승인을 받았다. 두 약물 모두 아직은 질환 초기에 사용하는 약으로, 증상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는 큰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다.

추가적으로 여러 치료제 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BBC에서는 치매 치료제 개발을 위해 살아있는 성인의 뇌 조직을 연구하는 몇 안 되는 기관인 에든버러 왕립 병원을 취재했다. 에든버러대 클레어 듀런트 박사는 해당 병원에서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환자의 뇌 조직을 제공받아 특수 조작한다. 이 조직을 독성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을 노출시킨 후, 신경세포 사이 연결망인 시냅스 파괴 과정을 관찰한다. 시냅스가 소실되는 이유를 확인하고, 이를 방지하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듀런트 박사는 "이 연구로 알츠하이머병 치료가 불가능한 도전은 아니라는 확신을 얻었다"며 "멀지않은 미래에 의미 있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에든버러대 연구팀은 앞으로 ▲단기적으로 질병 진행을 의미 있게 늦추거나 멈추는 약물 개발 ▲치매를 완전히 예방하는 도구 개발 ▲이미 증상이 나타난 환자를 치료하는 방법 개발 등의 순서로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연구팀이 보는 10년 이내 치매 치료 전망은?
국내 전문가에게도 5~10년 내 어떤 변화가 생길 수 있을지 물었다. 대한치매학회 문소영 학술이사는 "지금은 아밀로이드 PET로 양성을 확인한 후 증상이 있어야지만 레카네맙 등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며 "근 미래에는 아밀로이드 PET 양성이거나 혈액 검사로 아밀로이드 표지자가 있다면, 증상 없이도 빠르게 치료제를 사용해 질병 진행을 의미있게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9월 12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대한치매학회가 개최한 '초고령사회 치매 예방과 치료, 미래 대응 방안' 심포지엄에서도 비슷한 발언이 나왔다. 대한치매학회 김건하 국제협력이사는 "향후 정맥 주사가 아닌 피하 주사 형태로 항체 치료제가 나올 예정이고, 베타 아밀로이드뿐 아니라 타우까지 표적하는 복합 요법의 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여러 복합 요법 치료제가 임상 2~3상을 진행하고 있어, 10~15년 사이에는 더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제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