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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무관한 사진/사진=클립아트코리아
다낭성난소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성이 피임약을 복용할 경우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등 대사질환의 발생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불임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배란이 제대로 되지 않아 생리 불순·무월경·난임 등을 유발한다. 난소에서 남성호르몬인 안드로겐이 과다 분비되며, 비만·당뇨병·심혈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자궁내막 증식증으로 이어졌을 때 방치할 경우 자궁내막암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다낭성 난소 증후군 환자에게는 남성호르몬 농도를 낮추고 월경 주기를 조절하고자 종종 먹는 피임약을 처방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피임약에 함유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프로게스틴) 호르몬이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하거나, 혈당·혈압을 높이거나, 지방이 쌓이는 양상을 좋지 않은 쪽으로 바꿀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에 피임약을 복용하면 심장질환과 당뇨병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과체중 여성은 심장질환과 당뇨병 위험이 더 높아 2형 당뇨병 치료제인 메트포르민을 피임약과 병용하곤 한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의과대학 산부인과 아누자 도크라스 교수팀은 BMI(체질량 지수) 25 이상 48 이하인 다낭성 난소 증후군 여성 240명을 세 집단으로 나눴다. 연구 시작 전 참가자들의 전체 대사질환 유병률은 31%였다. 세 집단에는 각각 피임약, 2형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르민', 또는 두 약 모두를 24주간 제공했다.


그 결과, 세 집단의 대사질환 유병률이 연구 시작 시점보다 유사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피임약을 복용한 집단은 체중·허리둘레·복부 지방이 소폭 감소했다. 다만, 메트포르민만 복용하는 경우 대사질환 위험을 낮추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설사를 비롯한 위장관 부작용이 나타났다. 메트포르민을 단독으로 먹거나 또는 피임약과 병용한 환자들은 부작용으로 인해 복용을 거르는 경우도 많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피임약의 잠재적인 위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환자들이 복용하는 약물의 수를 조절하고 부작용을 완화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다만, 정신 건강과 심장 질환에 대한 치료 효과를 포함한 추가적인 지표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를 주도한 도크라스 교수는 "경구 피임약은 다낭성 난소 증후군 증상 관리를 위한 안전하고 효과적인 1차 치료법으로, 이번 연구 결과 덕분에 의료진은 고위험 환자에게도 단독 처방을 할 수 있다"며 "환자들은 피임약이 감정 개선에 도움이 됐고 체중 증가를 유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메디슨(PLOS 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