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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구강암은 인도에서 두 번째로 흔한 암이다. 매년 약 14만300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약 8만 명이 사망한다. 인도 남성 10만 명당 발병률은 15명에 육박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인도에서 가장 흔한 유형은 볼과 입술 안쪽을 덮는 연분홍색 점막에 생기는 협점막암으로, 5년 생존율은 43%에 불과하다.

인도 호미 바바 국립연구소 연구팀은 인도인의 구강암 발생 원인에 대해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2010~2021년 인도 5개 연구기관에서 협점막암으로 확진된 환자 1803명과, 무작위로 선정한 비환자 대조군 1903명을 비교 분석한 것이다. 참여자 대부분은 35~54세였으며, 환자의 약 46%는 25~45세 젊은 층이었다.

연구팀은 맥주·위스키·보드카 등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술 11종과, 아퐁(apong)·마후아(mahua) 등 지역 전통주 30종에 대해 음주 기간·빈도·종류를 조사했다. 씹는 담배 등 무연 담배 사용 여부와 기간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암 환자 중 음주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781명으로, 대조군(481명)보다 현저히 높았다. 구강암 발병률과 음주의 연관성은 주류의 종류에 따라 달라졌다.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일반 주류를 마시는 경우 구강암 위험은 72%, 전통주를 마시는 경우에는 87%까지 높아졌다. 


하루 한 잔 수준의 음주도 구강암 발병 위험을 높이며 특히 지역에서 직접 빚은 전통주를 마실 경우 위험이 가장 컸다.

음주와 함께 씹는 담배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 협점막암 위험은 4배 이상 증가했다. 연구진은 인도 전체 협점막암의 62%가 이 두 요인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산했다.

전통주가 더 위험한 이유에 대해 연구팀은 전통주는 제조 과정에서 메탄올, 아세트알데하이드 등 독성 물질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고 이들 술 대부분이 비공식·비규제 환경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구강암 위험에 있어 안전한 음주량은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음주와 담배 사용을 예방하는 공중보건 정책만으로도 협점막암을 상당 부분 근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