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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판되는 곰인형이 실제 곰 특성보다 인간 아기의 신체 특징을 반영한 모습이라 자연에 대한 왜곡된 개념을 전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곰인형은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크리스마스 선물 중 하나다. 그런데 최근, 아이에게 곰인형을 선물하는 게 자연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형성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센터 연구팀이 1만1000명을 대상으로 그들이 자라면서 갖고 있던 봉제인형 종류를 조사했다. 가장 많은 참여자(43%)가 곰인형을 소유했다고 응답했으며 연구팀은 시판되는 곰인형의 특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곰인형은 실제 곰보다 인간 아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신체적 특징을 지녔다. 연구를 주도한 니콜라 무케 박사는 “곰인형은 큰 머리, 둥근 실루엣, 부드러운 털, 보호 본능을 자극하는 눈동자 등 보편적인 귀여움 공식을 따라 제작된다”며 “아이들이 이런 모습에 익숙해지면 현실 야생동물과 생태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런 디자인이 아이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효과는 뛰어나지만 자연과의 연결 고리를 왜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케 박사는 “아이는 처음 형성한 정서적 대상을 통해 세상을 이해한다”며 “곰인형이 실제 곰과 전혀 닮지 않았다면 실제 자연을 마주했을 때 낯설어하거나 생물 다양성과 오히려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단, 이번 연구 결과를 곰인형을 전부 없애야 한다고 확대 해석하는 것은 금물이다. 무케 박사는 “곰인형은 아이에게 훌륭한 친구이자 위로가 되는 존재로, 곰인형을 무조건 없애자는 것이 연구의 목적은 아니다”라며 “아이들이 자연의 다양한 모습을 접하는 통로가 될 수 있도록 곰과 닮은 디자인을 시도하는 등의 변화가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기존의 귀여운 디자인에 사실적인 특징을 반영한 장난감이 생산되길 바라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 태양곰 같은 희귀 종을 소개하거나 곰이나 토끼처럼 전통적으로 귀엽다고 여겨지는 동물에서 벗어나 다양한 야생동물을 소재로 삼는 식이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바이오사이언스(Bio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