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진단검사의학회 신명근 이사장 인터뷰
진단검사의학은 환자를 직접 대면하지 않지만, 모든 진료과의 진료 과정에 관여해 진료의 기반을 만드는 분야다. 환자와의 ‘보이지 않는 대화’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환자의 혈액·조직·체액 등 검체와 끊임없이 마주하며, 정확한 진단을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결과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진단검사 또한 AI의 적용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신명근 이사장(화순전남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진단검사의학은 객관적 검사 결과와 관련 의료 데이터에 기반해 환자 상태를 평가하는 과학적 의학 분야이자,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든든한 기반이다"고 말했다.
◇“정확한 검사 없이 올바른 치료도 없어”
진단검사는 환자로부터 채취한 혈액, 대·소변부터 뇌척수액, 관절액, 흉·복수 등 다양한 체액을 분석하는 분야다. 의료진은 환자의 검체를 정확한 진단, 최적의 치료법 선택, 예후 판정·재발 조기 검증 등을 평가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한다. 환자에게 증상을 직접 듣는 방식은 감정·환경처럼 주관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개인차가 있지만, 진단검사 결과는 환자의 감정이나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객관적 정보다. 과학적인 분석을 활용하기 때문에 '근거 중심 의학'이라고도 불리며, 실제 의학적 결정의 약 70%가 진단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단순히 검사를 수행하는 데 그칠 뿐만 아니라, 검사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검체의 품질관리와 정확도 보증도 이뤄진다. 검체가 채취된 이후 결과가 보고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보관·운반이 적절했는지 점검하고 ▲검사 장비의 성능과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검체가 오염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이는 환자의 예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진단검사 결과는 개인의 건강을 지키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가령 암, 희귀·면역질환처럼 치료 선택지가 복잡한 질환의 경우, 환자의 생물학적 특성, 병의 유형,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결과를 정밀하게 파악해야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신명근 이사장은 "진단검사는 검사 결과를 통해 질병의 위험을 미리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 시점을 놓치지 않도록 돕는다"며 "정확한 검사가 먼저 이뤄져야 최적의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환자에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검사 디지털化… 정확한 진단 앞당겨
진단검사는 의료 영역 중 가장 '디지털화'가 빨리 이뤄진 분야이기도 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과의 접목이 이뤄지면서 여러 의료 영역 중 가장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경험했다. 그 결과, 수기로 의료 데이터를 기록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던 과정이 사라졌다. 진단의 디지털화가 이뤄지면서, 환자가 정확한 진단과 최적의 치료를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한 것이다. 이외에도 검사실 운영과 검사 품질 관리 영역까지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AI의 도입 후 디지털과의 접목이 이뤄지면서 디지털 전환이 더 빨라지고 있다. AI가 검체 판독을 직접 대체하지는 않지만, 검사 지침서(검사실 운영의 기준이 되는 문서) 관리와 검체의 품질 관리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새로운 장비가 도입될 때마다 지침서를 사람이 직접 수정했다면, 현재는 디지털 기반 지침서 시스템과 AI 보조 기능을 통해 개정 초안을 자동 작성하고 의료진이 확인하는 방식으로 개선됐다.
신명근 이사장은 "AI는 의학적 판단을 보조하는 유용한 도구로, 진단의 디지털화는 환자가 정확한 진단과 최적의 치료에 도달하는 시간을 단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디지털 시스템과 AI 기반 평가를 활용하면 수작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었던 오류나 공정성 논란을 줄이고, 보다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평가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정확도 개선·개인정보 보호… AI 활용 진단검사의 숙제
이처럼 AI가 진단검사에 유용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첫 번째는 AI의 정확도 개선이다. 의료진들은 실제 현장에서 AI를 적용해 보면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제시해 주는 장점이 있으나, 간혹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시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기존의 진단검사 지침서를 AI에 학습시켜 새로운 지침서를 만들도록 지시하면, AI가 의사의 의도와 다른 자료를 참조해 전혀 다른 내용을 제시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AI가 생성한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우며, 반드시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의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환자 개인정보 관리도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의료 데이터는 환자의 건강 상태와 진료 정보가 담긴 민감한 개인정보로 철저한 보호가 필수다. 현재 국내 의료기관에서는 이름·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직접 식별 정보를 삭제·암호화하는 익명화 절차를 운영하고 있으며, 필요시 생년월일 정도만 최소한으로 남기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들의 향후 목표는 AI의 정확도를 개선해 쓰임새를 높이고, 환자의 의료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새로운 진단 기술·신약 개발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신명근 이사장은 "AI에 대한 최종 책임은 사람이 지게 되므로, 진단검사 전문의는 AI가 제시하는 분석 결과가 적절한지 판단하고 오류를 수정해야 한다"며 "의료 데이터는 단순히 쌓아두기보다, 안전한 범위 안에서 실제 의료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진단검사 또한 AI의 적용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 신명근 이사장(화순전남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은 "진단검사의학은 객관적 검사 결과와 관련 의료 데이터에 기반해 환자 상태를 평가하는 과학적 의학 분야이자,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의 든든한 기반이다"고 말했다.
◇“정확한 검사 없이 올바른 치료도 없어”
진단검사는 환자로부터 채취한 혈액, 대·소변부터 뇌척수액, 관절액, 흉·복수 등 다양한 체액을 분석하는 분야다. 의료진은 환자의 검체를 정확한 진단, 최적의 치료법 선택, 예후 판정·재발 조기 검증 등을 평가하기 위한 근거로 활용한다. 환자에게 증상을 직접 듣는 방식은 감정·환경처럼 주관적인 요인의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개인차가 있지만, 진단검사 결과는 환자의 감정이나 환경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과학적 분석에 기반한 객관적 정보다. 과학적인 분석을 활용하기 때문에 '근거 중심 의학'이라고도 불리며, 실제 의학적 결정의 약 70%가 진단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단순히 검사를 수행하는 데 그칠 뿐만 아니라, 검사 결과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검체의 품질관리와 정확도 보증도 이뤄진다. 검체가 채취된 이후 결과가 보고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보관·운반이 적절했는지 점검하고 ▲검사 장비의 성능과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검체가 오염되지 않도록 체계적으로 관리한다. 이는 환자의 예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진단검사 결과는 개인의 건강을 지키는 데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가령 암, 희귀·면역질환처럼 치료 선택지가 복잡한 질환의 경우, 환자의 생물학적 특성, 병의 유형, 바이오마커(생체표지자) 결과를 정밀하게 파악해야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 신명근 이사장은 "진단검사는 검사 결과를 통해 질병의 위험을 미리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 시점을 놓치지 않도록 돕는다"며 "정확한 검사가 먼저 이뤄져야 최적의 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환자에게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검사 디지털化… 정확한 진단 앞당겨
진단검사는 의료 영역 중 가장 '디지털화'가 빨리 이뤄진 분야이기도 하다. 199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과의 접목이 이뤄지면서 여러 의료 영역 중 가장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경험했다. 그 결과, 수기로 의료 데이터를 기록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던 과정이 사라졌다. 진단의 디지털화가 이뤄지면서, 환자가 정확한 진단과 최적의 치료를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을 단축한 것이다. 이외에도 검사실 운영과 검사 품질 관리 영역까지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AI의 도입 후 디지털과의 접목이 이뤄지면서 디지털 전환이 더 빨라지고 있다. AI가 검체 판독을 직접 대체하지는 않지만, 검사 지침서(검사실 운영의 기준이 되는 문서) 관리와 검체의 품질 관리를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새로운 장비가 도입될 때마다 지침서를 사람이 직접 수정했다면, 현재는 디지털 기반 지침서 시스템과 AI 보조 기능을 통해 개정 초안을 자동 작성하고 의료진이 확인하는 방식으로 개선됐다.
신명근 이사장은 "AI는 의학적 판단을 보조하는 유용한 도구로, 진단의 디지털화는 환자가 정확한 진단과 최적의 치료에 도달하는 시간을 단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디지털 시스템과 AI 기반 평가를 활용하면 수작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었던 오류나 공정성 논란을 줄이고, 보다 투명하고 신뢰도 높은 평가가 가능해진다"고 했다.
◇정확도 개선·개인정보 보호… AI 활용 진단검사의 숙제
이처럼 AI가 진단검사에 유용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첫 번째는 AI의 정확도 개선이다. 의료진들은 실제 현장에서 AI를 적용해 보면 새로운 정보를 빠르게 제시해 주는 장점이 있으나, 간혹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시하기도 한다고 말한다. 기존의 진단검사 지침서를 AI에 학습시켜 새로운 지침서를 만들도록 지시하면, AI가 의사의 의도와 다른 자료를 참조해 전혀 다른 내용을 제시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AI가 생성한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기 어려우며, 반드시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의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
환자 개인정보 관리도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의료 데이터는 환자의 건강 상태와 진료 정보가 담긴 민감한 개인정보로 철저한 보호가 필수다. 현재 국내 의료기관에서는 이름·주민등록번호와 같은 직접 식별 정보를 삭제·암호화하는 익명화 절차를 운영하고 있으며, 필요시 생년월일 정도만 최소한으로 남기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진단검사의학과 전문의들의 향후 목표는 AI의 정확도를 개선해 쓰임새를 높이고, 환자의 의료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새로운 진단 기술·신약 개발로 연결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신명근 이사장은 "AI에 대한 최종 책임은 사람이 지게 되므로, 진단검사 전문의는 AI가 제시하는 분석 결과가 적절한지 판단하고 오류를 수정해야 한다"며 "의료 데이터는 단순히 쌓아두기보다, 안전한 범위 안에서 실제 의료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