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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항우울제를 먹기 시작했다면, 그다음 목표는 증상 완화 후 '감량'이다. 장기 복용 시 성기능 장애, 체중 증가, 감정 둔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서다. 그렇다면 증상이 완화됐을 때, 빠르게 약을 끊어 몸이 약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는 게 나을까? 점진적으로 천천히 용량 변화에 적응하면서 줄이는 게 나을까?

이 답을 최근 세계보건기구 정신건강 연구·교육 협력센터 베로나대 정신의학과 조반니 오스 투치 교수팀이 밝혀냈다.

연구팀은 항우울제 치료를 받다가 증상이 완화된 우울증·불안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갑작스러운 투약 중단 ▲4주 이내 빠른 감량 ▲4주 이상 느린 감량 ▲용량 감소(최소 유효 용량의 50% 이하) ▲치료 지속했을 때 데이터를 비교했다.

연구팀이 찾는 조건에 맞는 무작위 대조 시험을 데이터베이스에서 지난 4월 6일까지 검색해 데이터를 선별했다. 총 1만 7379명을 대상으로 한 76건(우울증 60건, 불안 장애 16건)의 임상시험이 포함됐다. 연구팀은 평균 45.9주를 추적 관찰해 시험 종료 시점의 재발률을 비교했다.


그 결과, ▲표준 용량을 유지하면서 심리 상담을 병행하거나 ▲표준 용량을 유지하기만 하거나 ▲4주 이상의 시간을 들여 서서히 용량을 줄이면서 심리 상담을 병행하거나 ▲50% 이하로 감량한 용량을 유지했을 때는 갑작스럽게 투약을 중단했을 때보다 더 재발 위험이 낮고, 환자 상태가 안정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4주 이내 빠르게 감량하면서 심리 상담을 병행하거나 ▲갑자기 투약을 중단하면서 심리 상담을 병행하거나 ▲4주 이상 시간을 들여 서서히 용량을 줄이기만 했을 때는 갑작스럽게 단약했을 때와 큰 차이 없이 재발하는 등 치료 효과가 떨어졌다.

연구팀은 "갑작스러운 단약은 재발을 유발할 수 있다"며 "진료 지침으로는 점진적인 투약 중단과 체계적인 심리적 지원을 통한 개별 맞춤형 약물 감량을 권장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랜싯 정신의학(The Lancet Psychiatr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