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건강]

이미지
영화 '나 홀로 집에' 속 도둑이 겪는 신체적 충격이 현실에서는 생존 자체가 어려운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사진=영화 ‘나 홀로 집에’ 스틸컷
크리스마스에 즐겨보는 영화 ‘나 홀로 집에’에서는 주인공 케빈이 집을 지키기 위해 설치한 함정에 도둑들이 속수무책 당한다. 머리에 벽돌을 맞고 계단에서 굴러떨어지거나 높은 곳에서 추락하는 등의 사건이 반복되지만 잠시 고통스러워하다 이내 회복해 케빈을 쫓는다. 그런데 최근, 영화 속 도둑이 겪는 신체적 충격이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랭커스터대 해부학 교수 아담 테일러 박사는 “영화에서 두 도둑이 겪는 충격과 부상은 현실에서 생존 자체가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영화에서 도둑들은 전기에 감전되고 페인트 통이 가득 든 선반에 깔리거나 자동차 지붕 위로 내던져진다. 뜨겁게 달궈진 문손잡이에 손을 대 화상을 입고 금속 도구로 공격받거나 불길에 노출되기도 한다. 특히 2편에서는 케빈이 건물 옥상에서 던진 벽돌이 도둑의 얼굴을 여러 차례 강타한다.

테일러 박사는 이런 장면들을 “실제라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힘이 가해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도둑이 45kg짜리 시멘트 자루를 머리에 맞는 장면은 머리와 목이 흡수할 수 없는 수준의 충격이 가해진 상황으로 ,즉각적인 치명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는 ”머리에 이 정도로 강한 충격이 가해지면 뇌가 붓고 압력이 증가해 뇌 조직이 제자리를 벗어나는 ‘뇌탈출’로 이어질 수 있으며 호흡과 운동을 조절하는 부위를 압박해 혼수상태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높은 곳에서 아래로 떨어지거나 무거운 물체에 눌리거나 몸통을 강하게 맞는 상황은 가슴과 주요 혈관에 큰 부담을 준다. 테일러 박사는 “이런 충격은 실제로 자동차 정면 충돌 사고에서 흔히 관찰된다”며 “심한 경우 인체의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이 파열될 수 있고 이는 대부분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발에 못이 관통하는 장면처럼 날카로운 물체에 찔리는 부상은 신경과 연부조직 손상, 골절뿐 아니라 파상풍 위험을 높인다.

감전 장면도 치명적이다. 실제 감전 사고에서는 심각한 화상이나 심장 리듬 이상이 발생한다.

테일러 박사는 “케빈의 함정을 실제로 겪고 살아남으려면 극도의 운과 즉각적인 응급 치료, 그리고 수개월에 걸친 재활이 필요했을 것”이라며 “영화 속 인물들이 별다른 후유증 없이 다시 움직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