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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중독으로 '좀비'라는 별명까지 붙으며 자해 행동까지 보였던 초등학생 금쪽이의 180도 달라진 일상이 공개됐다./사진='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 방송 화면 캡처
게임 중독으로 '좀비'라는 별명까지 붙으며 자해 행동까지 보였던 초등학생 금쪽이의 180도 달라진 일상이 공개됐다.

지난 19일 방송된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 연말 특집 2편에서는 게임 중독으로 극심한 일상 붕괴를 겪었던 초등학교 6학년 금쪽이의 근황이 공개됐다.

과거 방송에서 금쪽이는 게임에 과도하게 몰입해 낮과 밤이 완전히 뒤바뀐 생활을 이어갔다. 식사는 물론 화장실 가는 시간조차 미루며 밤새 게임하고, 하루 7시간 이상 컴퓨터 앞에 앉아 사이버 친구들과 음성 채팅을 하며 괴성을 지르는 모습을 보여 시청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게임을 중단시키자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거나 허공에 손을 휘젓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새벽마다 양말을 신고 발소리를 죽인 채 몰래 방을 빠져나와 게임하는가 하면, 이를 제지하는 부모에게 욕설과 폭언을 퍼붓는 등 공격적인 행동도 나타났다. 디지털 디톡스 처방 이후에는 환청을 호소하거나 벽에 머리를 박는 등 심각한 금단 증상까지 보여 우려를 키웠다.

감정이 갑자기 고조되거나 급격히 가라앉는 등 정서적 불안정성도 뚜렷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뇌가 게임에서 느끼는 흥분 수준을 계속 요구하는 상태"라며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과 유사한 금단 반응 기전"이라고 했다.

게임 중단 솔루션 한 달 후, 제작진은 "불시 점검을 해보겠다"며 금쪽이의 집을 급습했다. 금쪽이의 아버지는 "TV는 켜지 않고, 휴대전화 사용 시간도 철저히 지키고 있다"며 "컴퓨터는 설치돼 있지만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집에 아무도 없는 상황에서 진행된 불시 점검에서 금쪽이는 잠시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향했지만, 이내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에 집중했다. 편안한 표정으로 피아노를 치는 모습에 스튜디오는 안도의 분위기로 바뀌었다. 금쪽이는 "컴퓨터를 못 해서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생각보다 쉬웠다"며 "지금은 태권도와 검도를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은 스트레스 해소 수단이 될 수는 있지만, 과도할 경우 신체·정신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장시간 앉아서 게임에 몰두하면 신체 활동량이 감소해 비만이나 만성질환 위험이 커진다. 실제 미국 뉴햄프셔대 연구에 따르면 비디오 게임 이용자는 비이용자보다 운동량이 적고, 포화지방과 나트륨 섭취량이 더 많은 등 식습관도 열악한 경향을 보였다.

특히 게임 중에서도 액션 게임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게임에 녹아있는 선정성과 폭력성은 청소년들의 폭력에 대한 역치를 낮추고 왜곡된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다. 폭력을 통해 점수를 얻고 성취감을 느끼는 구조가 현실 행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자녀가 즐기는 게임의 내용과 강도를 면밀히 살펴야 하며, 정도를 넘을 경우 강력한 제한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게임 중독은 다른 정신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국내 게임중독 진료 사례 6000여 건(환자 900명)을 분석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88.5%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조울증, 아스퍼거증후군 등 공존 질환이 확인됐다. 병적으로 게임에 매달리는 환자를 진료해 보면 다른 정신질환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게임 시간과 중독 위험의 상관관계도 분명하다. 하루 2시간 이상 게임을 할 경우 1년 뒤 중독 발생 위험은 2.8배 높아지고, 주말에 하루 2시간 이상 게임해도 위험은 2.4배 증가한다. 특히 주말에 5시간 이상 게임을 하면 중독 위험이 3.8배까지 치솟는다.

게임 중독이 의심된다면 먼저 아이가 게임에 몰입하게 된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생활에 심각한 지장이 있다면 인지행동치료나 심리 상담을 통한 전문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게임 시간을 미리 정해 지키고, 운동이나 독서 등 게임을 대체할 수 있는 건강한 활동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