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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와인은 ‘폴리페놀이 풍부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술이기 때문에 과음은 금물이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연말 모임이 잦은 12월에는 다른 술보다 와인을 자주 마시게 된다. 특히 레드와인은 ‘폴리페놀이 풍부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강하다. 과연 레드와인은 다른 술보다 건강에 이점이 있을까. 와인이 건강에 미치는 득과 실을 살펴본다.

레드와인이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이유는 포도 껍질에 풍부한 폴리페놀과 미네랄 성분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연구에 따르면 레드와인을 2주에 한 번 이상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장내 세균 다양성이 높고, 나쁜 콜레스테롤로 알려진 LDL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았다. 연구진은 “술을 마셔야 한다면 레드와인이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높이는 데 상대적으로 이점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와인이 심혈관 건강에 좋은 이유가 오직 ‘포도’ 때문이라는 연구도 있다. 미국임상영양학저널에 게재된 연구에서 영국 앵글리아 러스킨대 연구팀은 40~69세 성인 44만6439명을 7년간 추적 분석했다. 그 결과, 일주일에 약 11잔의 와인을 마신 사람은 관상동맥질환 위험이 낮았지만, 무알코올 와인을 마신 경우에도 비슷한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같은 양의 맥주나 증류주를 마신 경우에는 심뇌혈관질환 위험이 오히려 증가했다. 연구팀은 “와인의 이점은 알코올이 아니라 포도에 함유된 항산화 성분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며 “포도 속 폴리페놀은 혈관 내피 기능을 개선하고, 착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H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와인은 어디까지나 술이다. 아무리 좋은 성분이 들어 있어도 과음하면 암 발생 위험을 비롯한 각종 건강 문제를 피할 수 없다. 특히 연말 분위기에 휩쓸려 음주량이 늘기 쉬운 만큼 스스로 섭취량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1표준잔(알코올 10g 기준)으로 성인 남성은 하루 4잔 이하, 여성은 2잔 이하를 저위험 음주로 제시하고 있다. 도수 13~15%의 와인 역시 와인잔(약 150mL) 기준으로 한두 잔을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와인은 치아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와인의 pH는 3.0~3.8로 산도가 높아 치아 표면을 약하게 만든다. 특히 레드와인은 크로모겐, 안토시아닌, 타닌 등 색소 성분이 치아에 침투해 변색을 유발할 수 있다. 화이트와인은 색소는 적지만 산성이 강해 치아 표면에 미세한 손상을 일으켜 이후 커피나 홍차 같은 착색 음료의 색소가 쉽게 스며들게 한다.

와인을 마실 때는 치아 표면에 와인이 오래 닿지 않도록 주의하고, 중간중간 물로 입안을 헹구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물은 입안의 산도를 낮추고 침 분비를 촉진해 치아 보호에 기여한다. 치즈, 채소, 과일 등 침 분비를 자극하는 안주는 도움이 되지만, 달고 끈적한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양치질은 와인을 마신 직후가 아닌 최소 30분 이후에 하고, 치실을 이용해 치아 사이에 낀 이물질을 제거하는 것도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