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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주토피아 2'가 흥행을 이어가면서, 영화 속 뱀 캐릭터와 닮은 독사를 반려동물로 기르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사진=CNN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주토피아 2'가 흥행을 이어가면서, 중국에서는 영화 속 뱀 캐릭터와 닮은 독사를 반려동물로 기르려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주토피아 2'는 지난달 26일 중국에서 개봉한 이후 누적 박스오피스 수익 35억 5000만 위안(약 7300억 원)을 기록하며, 2016년 개봉한 전편 '주토피아'가 세운 기록을 넘어 역대 외국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작에 올랐다.

'주토피아2'에는 뱀 캐릭터 '게리 더 스네이크'가 새롭게 등장했다. 동남아시아 지역에 서식하는 뱀에서 영감받아 만들어진 캐릭터로, 영화에서는 토끼 주디 홉스와 여우 닉 와일드의 도움을 받아 파충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로잡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중국에서는 영화 흥행과 함께 캐릭터에 대한 호감이 올라갔고, 실제 뱀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커졌다. 영화 개봉 이후 중국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는 뱀 캐릭터와 외형이 비슷한 인도네시아 살모사 관련 검색량이 크게 증가했고, 거래 가격도 수백 위안에서 수천 위안까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 매체 펑파이는 "살모사 거래 문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반려 파충류 시장은 이미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국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해외에서 희귀 반려동물을 들여와 기르는 인구는 1700만 명 이상이며, 이 가운데 60% 이상이 Z세대(1997~2012년 출생)로 집계됐다. 2025년 중국 반려동물 산업 보고서에서는 반려 파충류의 절반 이상이 뱀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유통 방식이다. 대부분의 파충류는 사육 과정을 거쳐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지만, 일부 독사는 온라인을 통해 직접 배송되기도 한다. 중국 법률상 살아 있는 동물이나 독극물 등 위험 물질의 우편 배송은 금지돼 있지만, 인도네시아 살모사 자체를 사육하는 행위는 불법이 아니다. 이 때문에 독성이 강한 뱀이 관리 사각지대에서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국영 매체 베이징뉴스는 "영화 속 캐릭터는 친근하게 표현됐지만, 실제 독사는 결코 장난감이 아니다"라며 "사육 중 탈출하거나 사람을 공격할 경우 가족과 이웃에게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 매체 CNN은 지난 12일 더우인, 샤오홍슈, 셴위 등 중국 주요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인도네시아 살모사 판매가 중단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 뱀 사육 인구에 대한 공식 통계는 없다. 다만 뱀을 취급하는 파충류 전문 매장이 전국에 200여 곳 존재해, 일정 수준의 수요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에서는 독성이 없고 멸종위기종이 아니며 합법적으로 유통된 개체에 한해 반려동물 사육이 가능하다. 코브라나 살모사처럼 독을 가진 뱀은 개인이 반려 목적으로 기를 수 없고 온라인 직거래나 불법 분양 역시 금지돼 있다.

반려동물로 키울 수는 없지만, 야외에서는 독사를 마주칠 가능성이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생물종목록에 따르면, 국내에 서식하는 독사는 총 네 종류로, 이 가운데 대표적인 독사는 살모사와 꽃뱀이다. 한국에는 ▲살모사 ▲까치살모사 ▲쇠살모사 등 세 종의 살모사가 분포한다.

뱀에 물리면 독소가 퍼지며 신경 마비, 출혈,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최근에는 개체 수 감소와 응급의료 체계 발전으로 치사율은 과거보다 낮아진 상황이다.

야외에서 뱀을 발견했다면 자극하지 말고 1m 이상 거리를 두고 우회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만약 뱀에 물렸다면 즉시 119에 신고한 뒤 물린 장소에서 벗어나야 한다. 뱀은 사냥한 장소에 일정 시간 머무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후 물린 부위 위쪽을 옷이나 천으로 묶어 독 확산을 늦춘다. 지나치게 강하게 묶으면 혈류 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물린 부위는 심장보다 낮게 유지하고, 입으로 독을 빨아내거나 술을 마시는 행위는 절대 하면 안 된다. 독을 제거하는 효과가 거의 없으며, 감염 피해가 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