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사진=UNIST
올해 독감(인플루엔자)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생명과학과 이상준 교수팀이 홍삼이 A형 독감을 억제하는 분자적 기전을 최초로 밝혔다.

홍삼의 면역조절 효과와 다양한 바이러스 억제 연구 결과는 여러 차례 보고됐으나, A형 독감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구체적인 분자 기전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상준 교수팀은 홍삼을 섭취하면 인플루엔자 A형 및 변이 바이러스 감염 시 ‘ZBP1이 관여하는 항바이러스 경로’를 강화해, 감염세포 제거가 촉진되고 바이러스 단백질 발현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ZBP1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비정상 세포를 인식하여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데,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작동 방식이 다르다. 이상준 교수팀은 앞선 연구에서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 감염의 경우 ZBP1이 감염세포 사멸 경로를 활성화해 바이러스 억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규명한 바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홍삼이 이 경로를 어떻게 조절하는지 세포 및 동물모델을 통해 분석했다.

연구팀은 면역세포가 생성되는 골수에서 분리 및 배양한 대식세포(BMDMs)에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에 감염시킨 뒤 홍삼을 처리한 결과, 무처리 대조군에 비해 감염 세포의 사멸이 증가하고 바이러스 단백질 발현이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효과는 ZBP1이 존재하는 세포에서만 나타나, 홍삼의 항바이러스 작용이 ZBP1 경로를 통해 발현됨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세포실험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정상 마우스와 ZBP1 결핍 마우스에 7일간 홍삼을 투여한 뒤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 그 결과, 정상 마우스는 홍삼 투여 시 바이러스만 감염시킨 대조군보다 폐 조직 손상과 염증이 줄고 생존율이 크게 향상됐다. 반면, ZBP1 결핍군에서는 동일한 효과가 관찰되지 않아, 홍삼이 ZBP1 기반 세포 사멸 경로를 활성화해 감염세포를 제거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상준 교수는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 감염에서 홍삼이 ZBP1이 관여하는 감염세포 제거 경로를 강화하는 기전을 확인했다”며 “바이러스별로 ZBP1 경로 사용 여부가 다르기에, 향후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 모델에서 홍삼의 항바이러스 기전을 규명하는 연구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기초과학연구원(IBS), 고려인삼학회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2025년에 SCIE 국제학술지 Journal of Microbiolog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