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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화장실이나 다른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대변을 보지 못하는 ‘배변 불안증’으로 인한 변비가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공중화장실이나 다른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대변을 보지 못하는 ‘배변 불안증’으로 인한 변비가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5일(현시 시각) 영국 더 선에 따르면, 배변 불안증은 공중화장실이나 직장 등 다른 사람이 근처에 있을 경우 대변을 하지 못하는 증상으로, 7명 중 1명이 겪을 만큼 흔하다. 환자들은 집이 아닌 곳에서 화장실을 사용해야 할 때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땀을 과도하게 흘리며, 메스꺼움과 떨림을 느끼는 등 실제 배변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

심리학자들은 배변 불안증을 사회불안장애의 한 유형으로 본다. 호주 스윈번공대·멜버른대·디킨대 공동 연구진이 2019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배변 불안증을 겪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갖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배변 불안증의 핵심에는 타인의 평가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또 호주 스윈번공대·멜버른대 연구진이 대학생 71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1년 연구에서는 14% 이상이 불안 때문에 공중화장실 사용을 피한다고 답했다.

문제는 배변을 지속적으로 참을 경우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대변을 참으면 대장에서 수분이 더 많이 흡수되면서 변이 딱딱하고 건조해지고, 이는 결국 만성 변비로 이어질 수 있다. 만성 변비는 ▲치질로 인한 출혈 ▲항문 점막이 찢어지는 치열로 인한 통증 ▲대장 일부가 항문 밖으로 빠져나오는 직장 탈출증을 유발할 위험을 높인다. 이러한 문제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변실금으로 악화할 수도 있다.


배변 불안증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영국 콘월 출신 에밀리 티터링턴(16)은 배변 불안증으로 8주 동안 배변을 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흉강이 압박되고 장기 위치가 변하면서 2013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또 2022년에는 심한 변비로 장기가 눌리면서 이반 노박(5)이 극심한 통증에 비명을 질렀다. 당시 의료진은 몸무게 12㎏이던 이반의 체중 중 약 6분의 1이 대변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올바른 배변 습관 교육이 치료의 핵심이다. 우선 화장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매우 중요하다. 2025년 터키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화장실에 5분 이상 앉아 있을 경우 치질과 치열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변 불안증 환자는 이러한 변비 합병증에 더 취약해, 불안 증상이 다시 심해지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식이섬유는 대변을 부드럽게 만들어 배변을 쉽게 하고, 배변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는 성인의 하루 식이섬유 섭취량으로 30g을 권장하지만, 실제 섭취량은 18~20g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과일과 채소, 통곡물, 콩류, 렌틸콩, 견과류, 씨앗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배변을 위해 전문의들이 권장하는 ‘SEN’ 기법도 있다. ▲화장실 앉아 있는 시간은 최대 6분(Six-minute) ▲충분한 섬유질 섭취(Enough fibre) ▲배변 시 힘주지 않기(No straining)가 핵심이다. 이와 함께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코테인과 같은 아편유사제는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