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비급여 실태 분석

이미지
17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강당에서 상급종합병원 외래·입원 비급여 실태 분석을 발표하는 경실련 관계자들./사진=연합뉴스
상급종합병원들의 외래 비급여 ‘거품’이 1조 원이 넘어 비급여를 포함한 진료비와 사망비 등 병원을 평가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급종합병원 45곳이 보건복지부에 신고한 2021~2023년 회계 자료를 바탕으로 건강보험 환자의 비급여 비율(외래·입원)을 산출했다.

그 결과 이들 병원의 외래 비급여율은 평균 13.6%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33개 민간 병원이 15.0%, 공공병원이 9.7%였다. 소재지별로는 수도권 22곳이 17.3%, 비수도권 23곳이 10.1%였다. 경실련에 따르면 공공병원이면서 비수도권에 소재한 병원의 평균 외래 비급여율은 9.1%로 민간 수도권 소재 병원의 비급여율(17.7%)의 절반이었다.


3년 간 외래 비급여율이 가장 높은 병원은 인하대병원(28.5%)인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낮은 병원은 화순전남대병원으로 5.4%였다. 최고 병원과 최저 병원 간 외래 비급여 비율은 5.3배 차이를 보였다.



이미지
상급종합병원 외래 비급여율 상·하위 10개 병원./사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제공
경실련은 비급여 유인이 덜한 공공병원의 외래 비급여율 평균 9.7%를 기준선으로 잡고, 이보다 비율이 높은 것을 ‘비급여 거품’이라 정의했다. 이어 45개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3년 평균 외래 비급여 비율이 9.7%에 미치지 못한 11개 병원을 제외한 34개 병원을 대상으로 거품액을 산출했다.

그 결과 이들 병원의 3년간 비급여 진료비 약 3조4107억 원 중 ‘거품’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1조1341억 원에 달했다. 비급여 거품액(외래 비급여율 평균인 9.7%보다 높은 비율분의 금액)이 가장 큰 병원은 세브란스병원으로 약 1868억 원이었다. 삼성서울병원(1011억 원)과 서울아산병원(690억 원)이 뒤를 이었다.


경실련은 “권역 최종 치료를 담당하는 상급종합병원은 중증 환자 중심의 입원·수술 치료를 해야 하는데, 외래 경증 환자 비급여액이 지나치게 많다”며 “기능과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했다.

또 “정부가 제공하는 비급여 정보는 대상이 제한적이고 비교가 어려워 국민은 불확실한 평판이나 이미지에 의존해 병원을 선택하고 있다”며 “비급여를 덜 하고도 의료의 질이 높은 병원, 수도권보다 비용이 저렴해도 진료를 잘하는 지역병원 등의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