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병원_고려대안산병원
고려대안산병원, 경기 서남 상급종합병원
서울 가지 않고도 암·중증질환 치료 가능
첨단 암 치료기와 로봇 수술기 적극 도입
암·중증질환 치료 중점 신관 건립 앞둬
서울 가지 않아도 '암·중증질환 치료' 가능해야
상급종합병원은 암과 중증질환에 대한 난도 높은 의료 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병원으로, 보건복지부가 의료 인력·시설·장비·진료 등을 평가해 3년마다 선정한다. 고려대안산병원은 1기(2012년~2014년)에서 5기(2024~2026년)까지 연속으로 상급종합병원에 지정되며, 10년 넘게 지역 유일의 상급종합병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고려대안산병원 서동훈 병원장은 "지금은 전국구 병원이 되기보다는, 체계적인 지역 병원이 되고자 한다"며 "경기 서남부 지역 주민이 크게 아플 때 서울로 올라가서 치료받지 않아도 되게 하는 것이 우리 병원의 할 일"이라고 말했다. 지역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가장 편한 질환 중 하나가 암이다. 수술받은 후라도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를 위해 매일 또는 주에 한 번씩 병원에 가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한 번의 접수로 다학제 진료를" 환자 편의 최우선 고려
지역 환자를 책임지기 위해 고려대안산병원은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암·중증질환 진료 중심의 신관 건립 마스터 플랜을 추진한다. 신관에는 기존에 암 종별 구분 없이 운영되던 암센터를 질환별로 세분화하면서도, 환자가 한 번의 접수만으로 다학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서동훈 병원장은 "특정 질환에 고도의 전문성을 지니는 의사에게 치료받는 것은 좋지만, 아픈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진료과를 전전하는 과정에서 환자가 지치기도 한다"며 "이에 환자가 하나의 과에만 진료 접수를 하더라도, 진료 정보가 병원 내의 여러 의사들 간에 공유되도록 해 추가 접수 없이도 타과 진료를 볼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개편 중"이라고 말했다. 물론 공유는 환자 동의 하에 이뤄진다.
암 환자 진료 역량 강화를 위해 내년 초, 첨단 선형 가속기 기반의 고정밀 방사선 치료 기기도 추가로 도입한다. 도입이 완료되면 트루빔 STx와 바이탈빔에 이어 총 세 대의 첨단 방사선 치료기를 운영하게 된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최근 3년간 신규 암 등록 환자가 연평균 3500명 수준으로 10년 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2024년 기준으로 남성은 전립선암, 위암, 간·담관암, 결장암, 직장암 순으로, 여성은 유방암, 갑상선암, 자궁경부암, 피부암, 위암 순으로 고려대안산병원에서 많이 치료받았다.
의료 역량 향상과 지역 공헌 함께
수술 정확도를 향상하고 합병증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최근에는 로봇 수술기를 도입하는 병원들이 많다.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역 상급종합병원 역시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발 빠르게 올라타고 있다. 고려대안산병원은 2015년 로봇 수술기 '다빈치 S' 모델을 도입한 이후, 2018년 4세대 모델 '다빈치 Xi'를 도입했다. 2021년에는 경기도 최초로 단일공 로봇 수술기 '다빈치 SP'를 추가 확보했으며, 내년 2월에는 경기도 상급종합병원 중 최초로 최신 로봇 수술기 '다빈치 5'를 도입한다. 로봇 수술 누적 건수는 올해 10월 기준 4000례를 기록했다. 수술법도 직접 개발하고 있다. ▲관절형 에너지 절삭기를 활용한 배꼽절개 기반 림프절 절제술(TULAB, 위장관외과 이창민 교수) ▲다빈치SP 기반 방광질루 공기주입술(비뇨의학과 배재현 교수) ▲가스 주입 원스텝 단일공 겨드랑이 접근법(GOSTA)을 이용한 로봇 갑상선암 수술(유방내분비외과 장영우 교수)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 밖 상급종합병원은 그 지역 주민의 건강을 넘어, 삶을 책임지는 든든한 뒷배다. 고려대안산병원 역시 애초부터 의료 소외 지역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건립됐다. 안산시에 산업 단지가 있어 자체 연구소에서 일찍이 환경 독성 관련 연구에 투자해왔다. 고려대안산병원 직업환경의학센터는 그간 국내 대기업(자동차·반도체·타이어 제조업체 등)과 시화·반월 국가 산업 단지 입주 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매년 약 3만 건 이상의 특수 검진을 시행해왔다. 소음, 분진, 화학 물질 등 유해 인자 노출에 의한 직업성 질환을 예방하고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서동훈 병원장은 "보건복지부 선정 연구중심병원으로서 기초 의학 연구를 시행하고, 이를 지역 사회에 의술로 되돌려주려고 한다"며 "이제는 지역 사회 주민의 삶을 병원 안팎으로 챙길 것이다"고 말했다.
동네에 있는 상급종합병원은 어떤 때에 가면 되는 것일까. 단순히 '내가 느끼기에 많이 아플 때' 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 보다 규모가 작은 병·의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는 질환은 그곳에서 치료받아야 상급종합병원이 꼭 필요한 암·중증질환자들이 원활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언제 상급종합병원에 가는 것이 적절할지, 고려대안산병원 서동훈 병원장에게 물었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동네 의원, 심하면 상급종합병원에 가나?
당장은 증상이 심하지 않아도 상급종합병원에 가 봐야 하는 상태일 수도 있고, 반대로 증상이 심한데도 상급종합병원에 갈 필요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의사 역시 자신의 전문 분야가 아니라면 상급종합병원에 가야 할 정도인지 정확히 판단하지 못할 수 있다. 먼저 지역 병·의원 몇 군데서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인이 자신이 어느 병원에 가야할지 임의로 판단해 결정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지역 전문병원도 로봇 수술을 시행한다. 그럼에도 상급종합병원에서 로봇 수술을 받는 것이 유리할 때는?
단일 질환 수술에 대해서만큼은 전문병원도 대학병원 못지않은 성과를 낼 수 있다. 그러나 환자가 다양한 질환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을 때에는 얘기가 다르다. 예컨대, 무릎 관절염을 제외하면 건강한 환자가 인공 관절 수술을 받는다면 전문병원을 택해도 대학병원만큼 예후가 좋겠지만, 환자가 관절염뿐 아니라 심장 질환 같은 다른 병을 여럿 지니고 있다면 다양한 과를 갖춘 상급종합병원에서 종합적 치료를 받는 것이 더 적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