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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제파/사진=GSK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흔한 성병인 임질 치료를 위한 먹는 항생제 2종을 승인했다고 1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임질은 가장 흔한 성매개감염병 중 하나로, 남성에게는 요도염, 여성에게는 자궁경부염을 일으킨다. 치료를 미룰 경우 감염이 생식기 전체로 퍼져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는 원인균인 임균에 대한 항생제 내성 문제가 커지면서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긴급한 공중보건 위협'으로 분류했다.

이번에 FDA가 승인한 약물은 글로벌 제약사 GSK의 '블루제파'와 미국 제약사 이노비바의 '누졸벤스'다. 두 약은 모두 미국에서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임질 치료를 위해 승인된 신규 항생제다. 블루제파는 대체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거나 없는 12세 이상·체중 45kg 이상 성인·소아 임질 치료제로 승인했으며, 누졸벤스는 12세 이상·체중 35kg 이상 성인·소아 임질 치료제로 허가했다. 대체 치료 선택지가 없는 경우는 환자가 부작용으로 인해 표준 치료를 받을 수 없거나, 1차 치료를 견딜 수 없거나 원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블루제파는 최초의 트리아자아세나프틸렌계 항생제로, 독특한 결합 부위를 통해 세균 DNA 복제를 억제한다. 대부분의 병원체에서 두 가지 유형의 국소이성화효소 2형을 골고루 억제한다. 지난 3월 12세 이상 성인 여성·소아 환자의 단순 요로감염 치료제로 먼저 승인되기도 했다. 누졸벤스는 최초의 스피로피리미디네트리온 세균성 국소이성화효소 2형 억제제로, 물에 타서 마시는 가루 형태의 약이다.


이번 FDA 승인을 통해 임질 치료의 선택지가 추가됐으며, 향후 먹는 약을 선택하는 환자의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임질 치료를 위해서는 주사제 '세프트리아손'과 먹는 약 '아지트로마이신'을 병용하는 방식을 썼으나, 약물에 대한 임균의 내성이 문제가 되면서 치료 성공률이 떨어지기도 했다.

블루제파의 승인은 임질 환자 628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시험 'EAGLE-1'의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임상에서 블루제파의 치료 성공률은 92.6%로, 세프트리아손·아지트로마이신 병용요법의 치료 성공률(91.2%)과 큰 차이가 없었다. 가장 흔하게 보고된 이상 반응은 경증~중등도 수준의 위장관 부작용이었다.

누졸벤스의 승인은 임질 환자 93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3상 시험의 결과를 기반으로 이뤄졌다. 연구에서 누졸벤스 투여군의 완치율은 90.9%으로, 표준 치료군 완치율(96.2%)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대한 이상 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FDA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 피터 김 항감염제 부서 책임자는 "전 세계적으로 임균 약물 내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치료 선택지를 확보하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