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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18일 인천 연수구 송도동 한 인도에서 중학생 2명이 탄 전동 킥보드가 인도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2세 아이를 향해 돌진했다. 이를 막아선 30대 아이 엄마가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중태에 빠졌다./사진=KBS 보도화면 캡처
무면허 중학생들이 운전하던 전동킥보드에 어린 딸을 보호하려다 다친 30대 여성이 의식을 되찾았지만, 현재 기억 상실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4일 인천연수경찰서와 KBS 등에 따르면, 사고 피해자인 30대 여성 A씨는 지난 10월 24일 사고 발생 엿새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다만 현재 기억력 저하 등 후유증이 남아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다.

A씨는 지난 10월 18일 오후 4시 37분쯤 인천 연수구 송도동의 한 인도에서 전동킥보드에 치였다. 당시 전동킥보드에는 무면허 상태의 중학생 2명이 함께 타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두 살배기 딸을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지다 사고를 당해 의식을 잃었다.

A씨의 남편은 아내의 상태에 대해 “뇌 손상으로 인해 드라마에서 보는 기억상실과 비슷한 상태이며, 아이들에 대한 감정 표현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들 역시 밤마다 울거나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엄마의 부재 때문인지 사고로 인한 트라우마 때문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경찰은 전동킥보드를 운전한 중학생들을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상과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또 전동킥보드 대여업체에 대해서도 관리 소홀 여부를 조사하고 있으며, 방조 책임을 물어 업체 관계자를 불구속 입건했다.

한편, A씨가 겪고 있는 기억 상실과 인지 저하는 사고 당시 발생한 다발성 두개골 골절에 따른 뇌 손상으로 인한 후유증으로 보인다. 강한 충격으로 두개골이 여러 부위에서 골절되면 뇌가 흔들리거나 압박받아, 기억 형성과 감정 인식을 담당하는 해마와 전두엽 기능이 손상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사고 전후 기억이 사라지거나 가족에 대한 감정 반응이 둔해지고, 판단력과 집중력이 떨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는 생명 안정 이후 인지 재활 치료, 작업 치료, 언어 치료 등을 통해 손상된 뇌 기능 회복을 돕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회복 속도와 정도는 손상 범위에 따라 차이가 크며, 기능 회복에는 수개월 이상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