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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기 뚜껑을 열고 물을 내리는 습관은 박테리아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무심코 화장실에서 한 행동이 겨울철 치명적인 바이러스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무엇일까?

바로 화장실에서 변기 뚜껑을 닫지 않은 채 물을 내리는 습관이다. 물을 내릴 때 배설물 속 바이러스가 미세한 물방울로 퍼져 주변 환경을 오염시킬 수 있다. 특히 겨울철 유행하는 노로바이러스 감염, 확산 위험이 높아진다. 12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겨울철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의심 신고가 증가함에 따라 개인 위생관리 등 예방수칙을 준수할 것을 당부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노로바이러스 식중독은 총 234건이 발생했으며 53%가 겨울철에 발생했다.

실제로 변기 물을 내릴 때 작은 액체 방울 기둥이 사방으로 퍼지며 박테리아가 멀리까지 확산된다는 국내외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 연구팀 실험 결과, 변기 물 내림으로 인한 에어로졸(생물학적 인자들이 기체적 환경에 미세한 입자로 분산된 상태) 현상은 8초 만에 약 1.5m까지 퍼져나갔다. 유한킴벌리와 국민대가 진행한 ‘화장실 변기 물 내림에 의한 비산(날아서 흩어지는) 물질의 오염 특성 연구’에 따르면, 변기 커버를 올려둔 상태에서 물을 내렸을 때 직수형 변기에서 흩어지는 입자는 최대 92㎝ 높이까지 상승하고 약 1분간 공중에 머물렀다. 이 과정에서 변기 주변 바닥이나 세면대, 손잡이 등이 함께 오염될 가능성이 있다.

영국 레스터대 임상 미생물학 교수 프림로즈 프리스톤 박사는 “변기에 인접한 구역은 박테리아 노출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며 “비누, 수도꼭지, 세면대, 손잡이, 매트 등 모든 공간에 배설물 박테리아가 존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화장실을 사용하는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에도 휴대폰이 배설물 속 박테리아에 오염될 수 있으며 화장실을 정기적으로 소독하지 않는 경우에는 박테리아가 몇 시간에서 최대 몇 일간 남아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환경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다는 점이다. 특히 변기에 오래 앉아서 휴대폰을 하는 행위는 배설물 속 박테리아가 휴대폰으로 이동할 가능성을 더 높인다. 화장실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면 손과 물건이 오염된 표면과 반복적으로 접촉하게 되고 이후 얼굴이나 입 주변으로 손이 닿게 되면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공중화장실에서는 위험이 더 크다.

감염 위험을 낮추려면 물을 내릴 때는 변기 뚜껑을 꼭 닫고 화장실 사용 전후로 손을 깨끗하게 씻는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화장실을 사용할 때를 비롯해 평상시에도 알코올 솜 등으로 휴대폰을 틈틈이 닦는 습관을 들이는 게 바람직하다.

이외에 식약처에서 권고하는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예방요령은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 씻기 ▲문고리,손잡이 등 자주 접촉하는 표면 소독하기 ▲구토물 및 주변 즉시 소독 ▲가열조리 위주 식단 섭취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