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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운전자가 차량 범퍼에 고라니 사체를 매단 채 주차장까지 끌고 오는 일이 벌어졌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운전자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차량 범퍼에 고라니가 끼인 상태로 상당 거리를 이동한 사건이 알려지며 온라인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남 거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촬영된 사진이 공개됐다. 게시물 속 차량은 흰색 승용차로, 전면 범퍼 그릴 사이에 고라니가 끼인 채 숨져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목격자는 “여자 운전자가 (고라니를) 박고 나서 끼었는지도 모른 채 운행했다고 한다”며 “만약 사람이었다면 어쩔 뻔했느냐. 119가 출동해 상황이 정리됐다”고 전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그 정도 충격이면 소리가 컸을 텐데 어떻게 모를 수 있나”, “참새가 끼어 있는 건 봤지만 고라니는 처음 본다”, “주차하고 나서는 차를 안 보나”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반면 “작은 고라니라 충격이 크지 않았을 수 있다”, “범퍼 그릴이 약해 충격이 흡수되면 운전자가 체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2023년 6월 대전 남대전IC 인근 도로에서도 한 운전자가 고라니를 들이받고도 이를 깨닫지 못한 채 운행했으며, 다음 날 셀프주유소에서 주유소 직원이 지적해 사고 사실을 알게 된 일이 있었다. 당시 차주는 “늦은 밤 도로에서 차가 가볍게 덜컹거려 도로 파인 부분을 밟았다고 생각했다"며 "공기압을 체크했지만 문제가 없어 주차를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야생동물과의 충돌 사고가 생각보다 흔하므로 예방과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인적이 드문 국도나 산길을 운전할 땐 과속은 금물이며, 로드킬 빈발 구간에서는 저속 주행해야 한다. 야생동물을 발견했다면 속도를 줄인 후 전조등을 끄고 경음기를 살살 울린다. 야간에는 도로가에서 동물이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되도록 중앙선 가까이 운전’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만약 동물 접촉 사고가 났다면 어두운 도로나 고속도로에서는 2차 추돌 위험이 있어, 우선 비상등을 켜고 안전지대나 갓길로 천천히 이동한 뒤 엔진을 정지해야 한다. 다친 동물은 흥분해 공격적일 수 있어 가까이 다가가거나 손대서는 안 된다. 야생동물이 다치거나 숨진 경우에는 관련 기관에 연락해 사체 처리 등 후속 조치를 해야 한다. 고속도로의 경우 도로교통공사에, 일반도로에서는 다산콜센터나 환경부로 연락해 사고 위치를 알리고 도움을 구하면 된다.

차량은 충돌 후 외관이 멀쩡해 보이더라도 범퍼·라디에이터 내부 손상, 그릴 파손, 오일 누수 등이 있을 수 있어 즉시 정비점 검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