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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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의 지하철(MRT)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성이 한 승객의 팔에 혈액을 묻히고 간 사건이 알려졌다​./사진=페이스북 캡처
태국 방콕의 지하철(MRT)에서 정체불명의 남성이 한 승객의 팔에 혈액으로 보이는 물질을 묻히고 지나간 사건이 알려지면서 현지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피해자라고 주장한 남성은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병원을 찾아 예방 치료까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37세 남성 A씨는 지난 8일 오전 출근길에 MRT 열차를 이용하던 중 이런 피해를 당했다며 페이스북에 글과 사진을 올렸다. 그가 올린 사진에는 빨간색 액체가 묻은 종이 한 장이 찍혀 있었고, A씨는 이 액체가 “자신의 팔에 묻어 있던 피”라고 했다.

A씨는 당시 상황을 회상하며 “수상한 남성이 스치듯 지나간 직후 팔에서 축축한 느낌이 들었다”며 “팔에 피가 묻어 있는 것을 보자마자 충격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물티슈가 없어 주변에 있던 은행 송금 용지를 사용해 급히 혈흔을 닦아낸 뒤, 다음 역에서 내려 물과 알코올 스프레이로 팔을 5~6차례 씻어냈다고 했다.

그는 “만약 피를 묻힌 남성이 헌혈했거나 링거를 맞은 뒤였다면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건강에 문제가 있으면서 자신의 혈액을 고의로 남에게 묻힌 것일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A씨가 기억하는 용의자의 모습은 안경을 쓴 남성으로, 검은색과 흰색 체크무늬 셔츠에 배낭을 메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혹시 모를 불안감으로 목격자를 찾는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사고 직후 A씨는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고, 감염 예방을 위해 '항레트로바이러스제'를 처방받아 복용했다고 밝혔다. 항레트로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고 면역 기능을 유지하는 약물로,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감염 치료에도 쓰인다.

A씨는 동시에 MRT 측에도 폐쇄회로(CC)TV 영상 제공을 요청했다. 그는 “지하철역 CCTV를 확인한 결과, 문제의 남성과 추정되는 인물은 발견됐지만 그의 옷이나 몸에서는 피가 묻은 흔적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건이 발생한 열차 내부 영상은 중앙 관제센터의 협조가 필요해 아직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또한 출발역 영상에서는 A씨의 팔에 혈흔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피가 언제 어떻게 묻었는지 명확한 단서는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A씨는 “비슷한 일이 생긴다면 주저하지 말고 즉시 해당 인물을 확인하라”며 다른 승객들에게도 경각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