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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과 긍정적인 상황을 ‘상상’하기만 해도 실제로 그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어떤 사람과 긍정적인 상황을 ‘상상’하기만 해도 실제로 그 사람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대 볼더캠퍼스 연구팀은 50명을 대상으로 뇌영상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먼저 자신이 아는 사람 30명을 떠올리고, 각 인물에 대한 호감도를 평가했다. 이후 MRI(자기공명영상) 장비에 누운 상태에서 특별한 감정이 없던 인물들의 이름을 본 뒤, 8초 동안 해당 인물과 긍정적 또는 부정적 상황을 상상하도록 지시받았다.

그 결과, 긍정적 장면을 상상했던 사람들에 대한 호감도가 실제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뇌영상 분석에서 그 이유가 드러났다. 긍정적인 상상을 할 때 보상과 학습을 담당하는 ‘복측선조체’가 활발히 반응했고, 이 신호가 사람에 대한 정보를 저장하는 ‘배내측 전전두피질’로 전달되며 감정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연구팀은 “실제 경험뿐 아니라 상상 속 경험도 같은 방식으로 뇌에서 학습된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미래의 대화, 사회적 상황, 도전적인 장면을 생생하게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동기나 회피 행동, 이후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대인관계 개선, 불안 감소, 운동·음악 퍼포먼스 향상 등에 활용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직장 동료와의 긍정적 대화를 머릿속에서 연습하면 실제 대화에서도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스트레스가 큰 상황을 앞두고 있다면, 머릿속에서 긍정적 상호작용을 미리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실제 반응과 감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하지만 반대 상황도 있다. 불안이나 우울이 있는 사람은 종종 부정적 장면을 떠올리는데, 이런 상상은 실제 불안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 저자인 롤란드 브누아 교수는 “상상만으로도 세상을 어둡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