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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뱅이가 인기 있는 이유는 뛰어난 맛도 있지만 그 효능에도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골뱅이 소비가 빠르게 늘고 있다.

1980년대 서울 을지로를 중심으로 맥주와 함께 골뱅이무침을 곁들이는 문화가 유행하며, 골뱅이는 우리나라의 ‘국민 안주’가 됐다. 수요가 급격히 늘자 동해에서 골뱅이 남획이 이어졌고, 자원이 고갈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골뱅이 통조림 업체들은 해외로 눈을 돌렸다. 1990년대 초부터 업체들은 국내산과 가장 비슷한 유럽산 골뱅이를 수입해 오고 있다.

현재 전 세계 골뱅이 생산량의 90% 이상은 한국에서 소비된다. 수산 전문 사이트 유니언포씨에 따르면 지난 1월 냉동 자숙 골뱅이 살의 수입량은 전년 대비 33%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영국산이 전체의 73%, 아일랜드산이 26%를 차지했다. 아일랜드 식품청 보드비아의 조 무어 한국 시장 매니저는 헤럴드 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아일랜드는 1600톤 규모의 수산물을 한국 시장에 공급했는데, 그중 자숙 골뱅이 살은 가장 많은 양을 차지하는 인기 수출품”이라며 “아일랜드에서는 내수용으로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전량을 수출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국뿐 아니라 프랑스, 호주, 베트남 등에서도 골뱅이 소비가 늘면서 글로벌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반면 영국, 아일랜드, 노르웨이 등 주 골뱅이 수출국의 어획량이 감소하고, 여전히 골뱅이 양식이 국내외 어디에서도 성공하지 못하고 있어 공급은 감소하는 데 수요만 계속 증가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골뱅이의 인기가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맛뿐 아니라 그 효능에도 있다. 골뱅이는 100g 기준 68kcal의 저열량 식품이다. 게다가 단백질이 풍부해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을 줘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된다. 또한 골뱅이에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데, 불포화지방산은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혈관을 뚫는 데 도움을 준다. 탄수화물의 소화와 흡수를 천천히 진행시켜 혈당이 급하게 오르는 것을 막고 인슐린 분비를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돕는 역할도 한다.

골뱅이는 메티오닌, 페닐알라닌, 이소류신 등 필수 아미노산과 콘드로이친 성분이 풍부해 기력 회복에 좋은 식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실제로 조선시대 의학 서적인 동의보감에도 골뱅이가 신장과 간을 보하고 정력 증진에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기록돼 있다.

골뱅이의 끈적이는 점액에 다량 함유된 아미노산의 일종인 히스티딘도 주목해 볼 수 있다. 히스티딘은 항산화 작용을 통해 피부 노화를 늦추고 피부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이다. 나이지리아 마이클 오크파라 농업 대학 연구팀은 골뱅이 단백질에 들어있는 아미노산 17종의 함유량을 조사했다. 이중 골뱅이 단백질 100g에는 히스티딘이 2.32g 들어있었는데, 염소 고기 단백질의 히스티딘 함량 2.1g보다 높은 수치였다.

다만, 우리가 주로 먹는 통조림에 든 골뱅이에는 설탕이나 액상과당,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경우가 있어 성분 표를 확인하고 섭취할 것을 권장한다. 이 경우 뜨거운 물에 골뱅이를 한 번 헹궈서 먹으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