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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으면 쉽게 피로해지고 무기력해지며, 추위를 심하게 느낀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바쁜 일상 속에서 피로를 느끼는 일은 흔하다.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 쉽지만, 특별한 이유 없이 기운이 없고 무력감이 계속된다면 몸속 이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이런 상태가 2주 이상 이어질 경우, 갑상선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갑상선은 목 앞쪽에 위치한 작은 내분비 기관으로, 우리 몸의 에너지 사용 속도와 체온, 심장 박동 등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전신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대표적인 질환은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갑상선기능저하증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 호르몬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분비되는 상태다. 몸의 대사 속도가 과도하게 빨라지면서 심장이 빨리 뛰고 두근거림이 심해질 수 있다. 심한 경우 심방조동처럼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는 부정맥이 나타나기도 한다. 소화 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설사나 위장 장애가 생길 수 있고, 근육에 힘이 빠지는 근무력 증상이나 피부 가려움증, 습진이 동반되기도 한다. 더위를 유독 참기 힘들어지고, 가만히 있어도 몸에 열이 차오르는 느낌을 받는 것도 특징이다. 식사량이 줄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감소하거나, 예민해지고 불안·초조함이 늘어나는 등 정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눈이 앞으로 튀어나온 듯 보이는 갑상선안병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부족해 생긴다. 이유 없이 피곤한 상태가 지속된다면 이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갑상선을 수술로 제거했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뒤, 또는 갑상선염으로 조직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에너지 생성 속도가 느려져 쉽게 피로해지고, 체온이 낮아져 추위를 심하게 느낀다. 활동 의욕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지며, 식사량 변화가 없어도 체중이 늘 수 있다. 특히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 환자는 2020년 60만8934명에서 2023년 69만8556명으로 5년 연속 증가했으며, 지난해 여성 환자가 82%를 차지했다.

치료법은 질환에 따라 다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의 경우 호르몬 생성을 억제하는 항갑상선제를 먼저 사용한다. 보통 2~4개월 치료 후 기능이 안정되면, 재발을 막기 위해 2~3년간 유지 치료를 이어간다. 약물로 조절이 어려운 경우 방사선 요오드 치료나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방사선 요오드는 갑상선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려 호르몬 분비를 줄이는 방식으로, 알약이나 물약 형태로 복용한다. 수술은 갑상선 일부 또는 전체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은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는 치료가 기본이다. 대부분 갑상선 호르몬제를 꾸준히 복용해 정상 수치를 유지한다.

갑상선 질환을 방치하면 부정맥이나 심부전 같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고, 목 부위에 혹이 만져지거나 눈이 돌출되는 등 외형적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피로, 체중 변화, 체온 이상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 컨디션 문제로 넘기지 말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