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라이 릴리의 2형 당뇨병·비만 치료제 ‘마운자로’가 중국에서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국가보험이 적용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의료보장국(NHSA)은 마운자로를 당뇨병 환자 치료제로 국가의료보험 제도 목록에 추가할 것이라고 기자 회견을 통해 밝혔다.
마운자로는 GIP(위 억제 펩타이드)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등 두 개의 호르몬을 모방한 약이다. 두 호르몬은 인슐린 분비 촉진, 인슐린 민감도 개선, 글루카곤(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분비 감소를 통해 혈당과 식욕을 조절하도록 돕는다. 이러한 기전 덕분에 2형 당뇨병과 비만 환자 모두에게 사용할 수 있다. 투여는 주 1회 피하주사하며, 4주마다 한 번 의사의 판단에 따라 용량을 높일 수 있다.
이번 마운자로의 보험 적용 범위는 성인 2형 당뇨병에 그치지만, 이를 우회해 비만 치료에도 이용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보험 시행은 내년 1월부터이고, 보험 적용 후 정확한 마운자로의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에서는 이미 경쟁 제품인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이 같은 적응증에 대해 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 여기에 마운자로까지 합류하면서 중국 GLP-1 치료제 시장 경쟁이 더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리샤아오잉 푸산대 부속 중산병원 내분비과 주임은 "마운자로의 한 달 비용은 1758~4758위안(한화 약 37만~99만원) 사이로 여전히 비싸다"며 "마운자로가 의료 보험에 등재되면서 앞으로 더 많은 환자가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개발사도 이번 급여 적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일라이 릴리는 "터제파타이드가 중국에 출시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국가의료보험 목록에 추가됐다”며 "중국 의료보험이 대상을 확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자체 품질을 향상하고 있는 추세가 반영됐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마운자로를 보험 대상에 포함하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4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마운자로를 2형 당뇨병 치료제로서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마운자로는 급여 첫 관문을 통과했다.
현재 국내에서 급여 혜택을 받아 사용할 수 있는 당뇨병 치료제로는 이미 SGLT-2 억제제를 비롯한 여러 선택지가 있다. 그럼에도 당국이 GLP-1 계열 제제의 당뇨병 급여 적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약물의 유용성을 인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국내 당뇨병 환자 중 10명 약 6명이 치료 목표인 당화혈색소(HbA1c) 6.5% 이하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마운자로 투여군에서 당화혈색소 6.5% 미만 도달률은 최대 95%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