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바나나는 숙성 단계에 따라 영양소와 건강 효과가 달라진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바나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과일 중 하나다. 그러나 숙성 단계에 따라 영양소와 건강 효과가 달라진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지난 7일(현지 시각) 영국 인디펜던트가 소개한 숙성 단계별 특징을 정리했다.

◇녹색 바나나, 저항성 전분·혈당 관리에 강점
녹색 바나나는 덜 익어 선호도는 낮지만, 저항성 전분이 가장 많이 들어 있다. 저항성 전분은 소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게 하고 혈당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영국 뉴캐슬대 존 매서스 교수는 “저항성 전분이 상부 위장관암 위험을 낮추며, 이러한 효과가 최대 10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녹색 바나나는 장 기능을 돕는 프리바이오틱 섬유질도 풍부하며, 바나나 한 개에는 약 3g의 섬유질이 포함된다. 

◇노란 바나나, 소화 쉬워지고 칼륨·항산화 성분 증가
숙성된 노란 바나나는 소화가 쉽고 칼륨이 풍부하다는 장점이 있다. 중간 크기 바나나 한 개에는 약 420㎎의 칼륨이 들어 있어 성인 권장량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또한 숙성 과정에서 비타민B6와 항산화 물질이 증가해 면역 기능과 신진대사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숙성되면서 저항성 전분이 당분으로 전환돼, 녹색 바나나에 비해 혈당을 더 빠르게 올릴 수 있다. 숙성된 바나나의 당 함량은 보통 15g 안팎으로 녹색 바나나보다 2~3g 정도 많다. 

◇갈색 바나나, 당분·항산화제 ↑ 섬유질·비타민C ↓
갈색 반점이 생기고 부드러워진 바나나는 가장 달고 소화가 잘된다. 이 단계에서는 당분과 항산화 성분이 늘어나는 반면, 섬유질과 비타민C는 감소한다. 미국 영양사 아만다 사우세다는 “노란 바나나에는 비타민C가 약 14㎎ 들어 있지만, 지나치게 익은 갈색 바나나는 10㎎ 수준으로 줄어든다”며 “그러나 갈색 바나나는 엽산이 조금 더 많아 세포 성장과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뉴저지 척추지압사 수지 슐먼 박사는 “갈색 바나나는 일부 영양소가 줄어도 칼륨과 에너지를 공급하는 데 여전히 좋은 식품”이라고 했다. 

한편, 바나나의 숙성 상태에 따라 섭취 시 유의해야 할 점도 다르다. 녹색 바나나는 소화가 느려 위장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불편감을 줄 수 있다. 노란 바나나와 갈색 바나나는 숙성되면서 당분이 늘어나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처럼 혈당 관리가 필요한 경우 섭취량 조절이 필요하다. 이와 별개로 바나나는 숙성과 무관하게 칼륨 함량이 높아, 신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의료진이 권장하는 하루 허용 범위 안에서 섭취해야 한다.